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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 선 넘는'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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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가자지구 매일 30~40명 죽여야"… 파문
이슬람교와 공동의 성지인 성전산에서 예배… 종교적 도발로 해석될 여지 커

지난 5월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열린
지난 5월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열린 '예루살렘의 날' 행진에 참가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또 말썽이다. 안하무인격 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이슬람교를 무시하는 듯한 일련의 조치를 이어가면서다. 그는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활동가들을 가두고 조롱해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벤-그비르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골라 죽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 축소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파장이 컸다. 특히 이 방송은 하마스의 인질로 억류됐다가 738일 만에 풀려난 롬 브라슬라브스키가 진행한 것이었다.

벤-그비르 장관은 "내가 총리와 뜻을 달리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에서 표적 암살을 감행해 매일 밤 30~40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곳에는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살아서는 안 되며 심지어 사람조차 아니다"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다시 가자지구에서 세력을 결집해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공습을 재개한 바 있다. 그는 인종 청소를 연상시키는 주장도 펼쳤다. 가자지구에서 외부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규모로 강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지난 5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지난 5월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슬람교와 공동의 성지인 성전산에 대한 태도도 입길에 올랐다. 유대교 신자들이 성전산에서 예배 보는 걸 사실상 방치한 탓이다. 이에 대한 질서 유지 등의 임무는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안보부의 몫인데 장관인 벤-그비르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전산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과거 제1·2 성전이 있었던 유대교 최대 성지다. 성전 터에는 현재 황금색 돔 지붕을 얹은 바위 사원이 있다. 무슬림들에게도 성지다. 무함마드가 승천을 체험한 곳인데다 메카와 메디나에 이은 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자리한 곳이다.

벤-그비르 장관 취임 직후부터 예견된 분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유대인도 성전산에서 자유롭게 기도할 권리가 있다"며 '현상 유지' 원칙의 타파를 선동했다. '현상 유지' 원칙이란 무슬림은 이곳에서 언제든 기도할 수 있지만, 유대인 등 비이슬람교도는 정해진 시간에 방문할 수 있을 뿐 기도는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슬람교 신도들의 반발을 의식해 전면 금지됐던 유대인의 기도가 경찰의 방조 아래 점차 허용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기도서 같은 예배 용품 반입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종교적 도발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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