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소기업 생산현장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공장 에너지 사용량 예측부터 초정밀 제품의 생산조건 설정까지 작업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해온 제조 공정을 AI가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정부 공모에 선정된 '대구 주도형 AI 대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조 AI 실증과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비는 총 235억2천만원으로 국비 139억2천만원, 시비와 민간투자 각각 48억원이 투입된다. AI 솔루션 도입·활용과 인프라 구축, 인재양성 등을 통해 지역 제조업 전반으로 AI 활용을 확산하는 게 목표다.
대표 사례 중 하나는 공기압축기 전문기업 ㈜케이와이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케이와이는 공기압축기와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 중소기업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지역 AI 기업 빅웨이브에이아이와 손잡고 케이와이 현풍공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산업용 공기압축기 운영에 AI를 적용했다. 각종 센서와 계측장비 등을 구축해 설비 운전상태와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AI가 향후 15~30분간 전력수요를 예측하도록 했다. 여러 대의 압축기를 어떤 조합으로 가동해야 전력 사용과 생산성을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는지도 분석한다.
현장 작업자를 위한 AI 챗봇도 개발했다. 운전 매뉴얼과 정비지침, 장애 대응자료 등을 활용해 작업자가 설비 이상이나 점검 방법을 자연어로 물으면 대응 절차를 안내한다. 1차년도 사업 결과 생산성은 6%, 시간 가동률은 9.6% 향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성서산업단지에 생산거점을 둔 의료·정밀기기 제조기업 ㈜동우글로벌에서도 AI를 활용한 생산공정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의료·바이오·화장품 분야 등에 활용되는 초정밀 제품인 마이크로니들을 생산한다.
마이크로니들 생산은 제품 유형과 니들 형상, 용액 도포량, 진공압력, 열풍 온도와 습도 등에 따라 적정 건조시간이 달라 기존에는 작업자의 경험과 수작업 기록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다. 빅웨이브에이아이는 AI 생산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별 조건을 분석하고 최적 건조시간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1차년도 기준 생산성은 12%, 시간 가동률은 14% 향상됐다.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자가 공정 조건이나 건조시간을 자연어로 물을 수 있는 챗봇도 개발했다. 향후 AI 비전검사기와 자동포장 장비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조보근 빅웨이브에이아이 이사는 "과거에는 제조 AI를 적용하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있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존 엑셀 자료나 내부 문서, 데이터베이스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 제조기업에서 사람이 기피하는 업무를 AI가 대신하는 것은 단순한 인력 절감이 아니라 제조현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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