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팽팽했던 전망을 깨고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물가 오름세가 더 확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긴축의 강도와 기간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신현송 총재는 이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에 빗대 설명했다.
◆고물가에 '강한 시그널'
한은 금통위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금통위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연속 인상한 이후 3년 7개월 만이며, 역대 네 번째 연속 인상 사례다. 특히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백투백(연속 인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의 출발점은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오른 데 이어 5월(3.1%)과 6월(3.2%) 두 달 연속 3%대를 나타냈다. 7월엔 2.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2.0%)를 크게 웃돈다. 한은이 중시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7월 2.6%로, 2023년 12월(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성장세는 예상보다 강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 2분기 0.6%로 견조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년 전보다 15.6% 늘어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월 2.6%에서 3.3%로 0.7%p 올렸다. 2021년 5월(3.0%→4.0%) 이후 최대 폭 상향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9%로 높였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7%, 내년 2.3%로 5월 전망을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내년 모두 2.5%로 5월 전망(2.4%, 2.3%)보다 높였다.
신현송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등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통화 정책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연속 인상은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였고, 그만큼 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보냈다"고 말했다.
◆ 10월 금리 동결 가능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이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연속 인상한 만큼 실제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는 3.25%가 10개, 3.50%가 6개, 3.00%가 5개 분포했다. 중간값은 3.25%다.
신 총재는 이를 두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열리는 네 차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지금보다 한 번 정도 더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속 인상 이후에는 속도를 늦추면서 정책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신호다.
10월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로는 8~9월 물가와 2분기 명목 GDP, 기업심리지수가 꼽혔다. 특히 명목 GDP는 경제의 명목 규모와 부채 부담 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만큼 재정 확대와 가계·기업 부채 상황을 함께 살피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결국 10월 이후 금리 향방은 물가가 얼마나 빨리 안정되느냐와 강한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인상 효과를 점검한 뒤 이르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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