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코스피 수급의 시선이 외국인으로 향하고 있다. 이달 지수를 떠받쳐온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약해질 경우 10월에는 외국인의 복귀 여부가 증시 상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법인은 29조7463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8조9188억원, 15조363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4조588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의 매수세는 지난 8월부터 가파르게 확대됐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기타법인의 코스피 일평균 순매수액은 700억원 수준이었지만 8월 이후에는 9900억원으로 약 14배 늘었다. 지난 18일 기준 올해 누적 순매수액 48조1000억원 가운데 약 70%인 33조5000억원이 8~9월에 집중됐다.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있다. 최근 기타법인 매수의 상당 부분이 양사의 자사주 매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계획된 물량이 소진되면 현재와 같은 매수 규모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사의 자사주 매입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최근까지 자사주 4180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전체 취득 예정 물량인 5328만5968주의 78.44%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부터 최근까지 1475만주를 사들여 전체 예정 물량 2407만주의 61.28%를 채웠다.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로 향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후 수급 공백을 누가 메울지로 옮겨가고 있다. 기타법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낮아지려면 다른 투자 주체의 매수 확대나 기존 매도세의 진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의 복귀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 외국인 매매를 보면 순매수가 매일 고르게 이어지기보다 특정 시점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25년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한 182거래일 가운데 상위 20거래일에 전체 순매수액의 40.9%가 몰렸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대규모 순매수를 이끌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나타난 시기에는 공통점도 있었다. 변동성 지표인 VKOSPI가 고점을 지나 하락하고 개인 매물이 출회되는 가운데 기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재료가 등장했다. 현재는 이 가운데 변동성 진정과 개인 매물 출회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다. 지난 29일 기준 VKOSPI는 7월 고점인 89.3에서 43.8까지 내려왔고 개인도 이달 순매도로 돌아섰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를 이끌 새로운 재료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수급의 추가 변수로는 채권금리와 원화 흐름이 꼽힌다. 대신증권은 9월 초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던 배경으로 채권금리 안정을 꼽았다. 코스피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배 이하의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머무는 가운데 채권금리와 원화가 안정될 경우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고 매수 전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현물 매수 여력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증시 비중은 연초 6%에서 지수 상승 과정에서 10%를 웃돌았다가 7월 급락 이후 7%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후 일부 회복됐지만 이전 고점 대비 비중이 낮아진 만큼 외국인이 국내 주식 비중을 다시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안정 시 외국인 순매수 재개가 예상된다"며 "코스피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는 상황에서 변동성 완화와 원화 안정이 가세하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 축소와 매수 전환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할 다음 재료로는 반도체 실적이 꼽힌다. 마이크론은 3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0월 초에는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관건은 지난 분기 실적 자체보다 향후 성장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가격(P) 상승뿐 아니라 출하량(Q) 확대까지 확인돼야 이익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적 기대가 실제 증시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이란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경우 국제유가와 시장금리 불안이 커지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기대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위험이 더 커지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10월 초까지는 반등을 시도할 구간으로 본다"며 "자사주 매입이 매물을 받아주는 가운데 마이크론의 가이던스와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이익 눈높이를 높일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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