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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마켓 이어 T+1·24시간 거래까지…거래소, 시장 선진화 '속도와 안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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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애프터마켓 시행 후 보완책 잇따라
내년 T+1·12시간 거래체계 등 인프라 개편 본격화
시장 선진화 방향엔 공감…"충분한 검증·준비 병행해야"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부터 애프터마켓 개설까지 올해 국내 증시의 거래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에도 프리마켓 도입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주식 결제주기 단축 등 굵직한 시장 인프라 개편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변화라는 점에서는 시장의 공감대가 크다. 다만, 새로운 상품과 거래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나 사후 보완이 이뤄진 사례도 있었던 만큼 앞으로는 제도 개편의 속도와 시장의 준비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 주기 단축은 개별 상품을 넘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외국인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전반의 시스템 변화를 요구한다. 시장 선진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충분한 사전 테스트와 투자자 보호, 전산 인프라 안정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레버리지 ETF부터 애프터마켓까지…시행 후 보완도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해 들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애프터마켓 등 새로운 상품·거래제도를 잇따라 도입했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됐다.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취지였지만 이후 괴리율 관리와 투자자 보호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계기관은 출시 50일 만에 신규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기본예탁금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강화됐으며 광고·이벤트성 마케팅 제한, 괴리율 관리기준 정비 등 추가 안전장치가 뒤따랐다. 새로운 상품 도입 이후 제도 보완이 이어지면서 신상품일수록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지난달 14일에는 거래시간 확대의 첫 단계인 애프터마켓이 문을 열었다. 정규장 종료 이후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추가되면서 투자자의 거래 선택권도 확대됐다. 개설 첫 주 일평균 거래량은 5485만주, 거래대금은 1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상장종목의 86.1%가 실제 거래되는 등 시장 참여도도 빠르게 높아졌다.

시행 초기 일부 혼선도 있었다. 개장 첫날 일부 증권사에서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과 관련한 주문 조회·취소 문제가 발생했고 변동성완화장치(VI)가 1112회 발동했다. 주문 문제는 거래소 자체 매매시스템의 장애는 아니었으며 애프터마켓의 첫 주 고저변동성도 정규장보다 낮았다.

거래소는 개장 일주일 뒤 감시·예방·공매도 분야 인력 9명으로 구성된 '애프터마켓 특별감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의 거래 내역을 통합 분석해 이상 거래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도입된 두 제도의 성패를 현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시행 이후 투자자 보호와 시장 감시 장치가 추가로 마련된 만큼 향후 대규모 시장 인프라 개편에서는 사전 준비와 검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엔 T+1·12시간 거래…시장 전반 변화 예고

거래소의 시장 인프라 개편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거래소는 오는 2027년 말까지 프리마켓과 정규시장, 애프터마켓을 하나로 연결하는 '단일 보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프리마켓을 추가해 우선 하루 12시간 거래 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시장 인프라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24시간 거래의 실제 도입 시점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연초 거래소는 '내년 말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시장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최근에는 단일 보드 구축이 곧 24시간 거래의 전면 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참여자의 대응 여력과 비용, 리스크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주식 결제 주기를 현행 T+2에서 T+1으로 하루 단축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미국과 캐나다가 이미 T+1 체제로 전환했고 유럽 등 주요 시장도 전환을 준비하면서 국내 시장 역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 인프라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장 전체의 준비다. 결제까지 주어진 시간이 하루 줄어들면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와 환전부터 기관투자자의 거래 배분·결제 지시, 대차주식 회수, 증권사의 후선업무까지 광범위한 업무 체계를 손봐야 한다. 거래소도 최근 T+1 전환을 위해 수탁은행과 글로벌 시장 참여자 등 업계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시간 확대 역시 시스템 운영과 시장 감시, 인력 운용 등 시장 참여자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 거래소는 당초 올해 6월 프리·애프터마켓을 함께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증권업계의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기간 등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 애프터마켓을 지난달 먼저 개설하고 프리마켓은 2027년 말 단일 보드 구축 이후 추진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단체에서도 시장 선진화의 속도만큼 충분한 검증과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거래시간 확대 등 새로운 제도를 추진할 경우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거래소가 앞서가기보다 충분한 검토 시간이 있어야 한다"며 "여론조사와 공청회, 토론회, 세미나 등을 여러 차례 열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선진화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 자체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주기 단축은 국내 시장의 접근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최근 "향후 24시간 거래 체계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결제주기 단축 역시 아시아 역내 거래소들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변화의 방향과 함께 이를 시장이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이다. 올해 새로운 상품과 거래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행 후 보완이 뒤따른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예정된 시장 인프라 개편에서는 시장 참여자의 준비와 충분한 테스트를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주기 단축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방향"이라면서도 "여러 제도 개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시스템을 충분히 점검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선진화의 속도와 안정성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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