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익률을 잇달아 올리며 고객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 은행권 예금금리도 높아지자 증권사들이 투자 대기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 CMA 금리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CMA 수익률을 인상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 다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하자 증권사들이 시장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CMA 수익률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개인 발행어음형 CMA 수익률을 연 2.60%에서 2.85%로 높였고,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형 CMA를 연 2.40%에서 2.60%로 올렸다. KB증권도 발행어음형 CMA 수익률을 연 2.35%에서 2.60%로, CMA-RP형은 연 2.25%에서 2.50%로 각각 상향했다.
이밖에 삼성증권 역시 CMA-RP 약정수익률을 연 2.25%에서 2.50%로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개인 CMA-RP 수익률을 연 2.60%에서 2.80%로 올렸으며, 한화투자증권도 개인 MMW형 CMA 수익률을 연 2.09%에서 2.34%로 높였다. 주요 증권사들의 인상 폭은 상품별로 0.15~0.25%포인트 수준이다.
CMA는 증권사 고객이 맡긴 자금을 RP(환매조건부채권), 발행어음, MMF(머니마켓펀드), MMW(머니마켓랩) 등 단기 금융상품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계좌다. 입출금이 비교적 자유로워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을 잠시 보관하는 '파킹통장'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CMA를 이용하는 고객 기반 자체도 크게 확대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CMA 계좌 수는 4013만3338개로 집계, 지난해 같은 날(3712만3880개)과 비교했을 때 300만9458개 늘어났다. 증가율은 약 8.1%에 달한다.
CMA에 실제로 머무르는 자금도 증가했다. 지난해 약 93조5000억 원이었던 CMA 잔액은 106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 13조1000억 원 늘어났으며, 증가율은 약 14.6%에 달한다.
CMA 계좌 수가 4000만 개를 넘어선 데 이어 잔액도 100조 원대를 유지하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CMA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CMA는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자금을 잠시 보관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식 거래나 공모주 청약 등을 시작한 투자자들이 투자 대기자금을 CMA에 넣어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CMA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향후 주식·채권·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 거래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만약 반대로 CMA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빠져나가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예치금이 감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금융상품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고객 자금 기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처럼 CMA에 머무는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권과의 자금 유치 경쟁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은행 예금의 금리 매력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CMA에 들어온 대기자금이 은행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수신 금리를 조정하면서 단기자금을 둘러싼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이 금리 경쟁력을 높여 투자 대기자금을 붙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CMA 금리 인상이 증권사에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CMA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상품인 만큼 증권사가 안정적인 장기 자금으로 운용하기 어렵고, 주로 RP나 발행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한다. 이에 고객에게 지급하는 수익률을 빠르게 높일 경우 증권사의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나 운용수익과 고객 지급 수익 간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는 CMA 수익률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뿐 아니라 조달비용 상승도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 축소와 더불어 금리 상승 기조는 증권사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조달금리와 자산관리(WM) 상품 발행금리 상승이 이자수익 스프레드를 축소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확대, 발행어음·RP 등 조달비용 상승은 이중 압박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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