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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르친 신입보다 월급이 적었다"…일본 직장인 퇴사 사연, 한국은 더 씁쓸 [금주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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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온라인에서 한 직장인의 씁쓸한 퇴사 사연이 확산하며 공감을 얻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한 30대 남성이 회사의 실수로 월급을 두 번 받았고, 이에 초과 입금된 돈을 반환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급여가 담긴 자료를 우연히 보게 됐다. 그런데 자신이 가르치던 신입사원의 급여가 본인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회사를 떠났다는 얘기.

후배보다 월급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일할 의욕이 무너졌다는 사연이 일본에서 크게 공감을 얻는 것엔 현실적 배경이 있다.

일본에서는 정년을 맞은 노동자를 같은 회사가 다시 고용하는 '계속고용'이 널리 활용돼 왔다. 이 과정에서 직급을 내려놓고 촉탁직이나 계약직 형태로 전환되거나 임금이 현역 시절보다 크게 낮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신이 가르쳤던 후배가 관리자가 되고, 정작 자신의 급여는 그 후배보다 적어지는 '급여 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구조다.

한국은 얼마나 다를까.

◆정년은 60세인데…'주된 직장' 떠나는 평균 나이는 52.9세

한국은 사업주가 정년을 정할 경우 60세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 많은 사람이 60세까지 주된 직장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보면 55~79세 취업경험자 가운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이미 그만둔 사람은 69.9%였다. 이들이 그 직장을 떠난 당시 평균 연령은 52.9세였다.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의 평균 근속기간은 17년 6.6개월이었다.

반면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전체의 69.4%에 달했고, 원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4세였다.

숫자만 놓고 보면 '주된 직장을 떠나는 52.9세'와 '일하고 싶은 73.4세' 사이에 약 20년의 간극이 생긴다.

한국 직장인의 노후 노동 문제는 정년 이후 월급이 줄어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서 주된 직장에서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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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남아도 '임금피크'…퇴직 뒤 돌아오면 재고용

같은 회사에 남는다고 해서 임금이 반드시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임금피크제다.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낮추되 정년까지 고용을 유지하거나 정년 연장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깎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22년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한 임금피크제 사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임금피크제의 목적과 임금 삭감 폭, 업무량이나 업무 내용의 변화, 보완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정년 이후 다시 고용되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정부가 운영하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도 정년 연장이나 정년 폐지뿐 아니라 정년퇴직자를 1년 이상 다시 고용하는 방식을 계속고용제도로 인정한다. 2026년 기준 지원 대상 기업에는 계속고용 노동자 1명당 수도권 월 30만원, 비수도권 월 40만원을 최대 3년간 지원한다.

퇴직 뒤 새로운 근로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직급과 임금 조건이 다시 설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나타나는 "내가 가르친 후배가 상사가 됐고 내 월급은 더 적다"는 장면이 한국에서 전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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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급여 역전'보다 2번째 노동시장

그러나 한국에서는 후배와 월급이 뒤집히는 문제보다 더 큰 변화가 기다릴 수 있다. 주된 직장을 떠난 뒤 아예 다른 회사, 다른 직종, 다른 고용형태로 이동하는 경우다.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관리직이나 숙련직으로 일했더라도 퇴직 뒤에는 계약직이나 단시간 일자리, 서비스직 등으로 옮기면서 소득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비교 대상은 더 이상 같은 회사의 후배만이 아니다. 과거 자신보다 직급이 낮았던 동료는 물론, 경우에 따라 20~30대 자녀 세대보다 월 소득이 적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 수도 없다. 2025년 조사에서 고령층이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평균 연령은 73.4세였다. 가장 오래 다닌 일자리에서 이탈한 평균 연령 52.9세와 비교하면 이후 노동시장에 다시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

이 때문에 한국의 고령자 고용 문제는 단순히 "정년을 몇 살까지 늘릴 것이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일을 하는데 나이 때문에 덜 받아도 되나

여기서 좀 민감한 문제가 발생한다. 경력이 오래된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려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제기할 수 있다. 반대로 노동자 입장에서는 같은 일을 하면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법원이 임금피크제에 대해 단순한 연령 차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구체적인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고 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대로 다른 사건에서는 제도의 목적과 적용 조건 등을 고려해 연령 차등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사례도 있다. 결국 모든 임금피크제가 일률적으로 유효하거나 무효인 것은 아니다.

결국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과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해 임금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맞부딪힌다. 여기에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 인건비와 청년 신규채용 문제까지 얽힌다.

고령자의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며 근무기간만 늘리면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재고용을 명분으로 임금을 지나치게 깎으면 고령 노동자를 값싼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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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살았다면 계속 일했을 텐데"

일본 온라인 사연에서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린 대목은 월급 액수 자체보다도 "몰랐다면 계속 열심히 일했을 것"이라는 허탈함이었다. 임금은 단순히 생계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이 회사에서 쌓은 경력과 숙련, 책임을 조직이 어느 정도 가치로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보람' '성취감' '인정' 같은 개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한 것.

그러나 한국에서는 더 복잡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주된 직장을 떠나는 평균 연령은 52.9세이고, 사람들은 평균 73.4세까지 일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약 20년에 걸친 '두 번째 노동시장'에서 한 사람의 수십 년 경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의 임금을 지급해야 할까. 정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답이 되기 어렵다.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라면 고용기간과 함께 업무·생산성·경력에 맞는 임금체계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5줄 요약]

▶일본에서는 신입 초임 인상이나 정년 후 재고용 과정에서 후배보다 급여가 적어지는 '급여 역전'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
▶한국은 법정 정년이 60세지만,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떠난 당시 평균 연령은 52.9세였다.
▶반면 고령층이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평균 연령은 73.4세로, 약 20년의 '두 번째 노동시장'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임금피크제·재고용 등으로 임금과 직급이 다시 조정될 수 있지만,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정년 연장만이 아니라 오래 일하는 시대에 맞춰 경력·업무·생산성을 어떻게 임금에 반영할지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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