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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론새평-곽수종]세계 국가 부채 약 49경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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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장(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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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장(경제학박사)

전세계 국가부채가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약 365조 달러(약 49경 원)다. 글로벌 부채 급증과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주요국의 재정 악화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및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내려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정책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통화정책뿐 아니라 국제유가, 국내 경기,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먼저 국제금융협회(IIF) 등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현재 세계 부채는 약 365조 달러다. 부채가 많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높은 금리와 맞물려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경기 부양과 국방비, 사회복지 지출 등을 충당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왔다. 하지만 정부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세수가 따라오지 못하면 재정적자가 커지고,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한다. 여기에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정책까지 겹치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더욱 증가한다.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늘려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면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다. 경기 침체나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여력도 줄어든다.

둘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에는 미국 국채가 있다. 실제 금리는 국채 수요, 향후 성장률과 물가 전망, 연준의 정책 기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국채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각국의 채권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다른 국가의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거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압력을 받아들이면 시장은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태세인데다, AI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채권 공급을 늘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게 한다. 당장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대를 위협하면서 9월 미국 주택매매계약은 전월비 4% 감소했고, 이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할 경우 2014년 이후 최저치다.

미국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달러 자산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 결과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신흥국 통화와 원화에는 약세(절하)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달러 강세가 심해지면 원유와 원자재 등 달러로 거래되는 수입품의 원화 기준 가격도 상승하게 된다.

셋째, 유럽의 재정 불안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일부 국가는 높은 국가채무 부담을 안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재정 운용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럽 전체가 동일한 재정위기에 빠졌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 수 있지만, 국가별 부채 구조와 재정 여력, 중앙은행의 대응 능력에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부담이 동시에 커질 경우 세계 금융시장이 의지해 온 안전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경계 대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개별 국가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의 고금리, 유럽의 재정 불안, 중국의 성장 둔화,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위험이 동시에 나타나면 세계 경제는 하나의 충격을 다른 충격으로 증폭시키는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것이 한국 경제에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다. 한국 경제는 대외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반도체 하나로 명목 GDP가 크게 올랐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실제 통계를 비틀어 놓기 때문이다. BIS 기준으로 2026년 상반기 현재 2천374조원의 가계부채와 2천907조1천억원의 기업 부채는 금리가 조금만 상승해도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금리를 내리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고 소비와 투자가 회복될 수 있지만, 주택 구입과 대출이 다시 늘어나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물가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계 소비 위축과 기업의 자금난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와 환율만 보고 금리를 결정할 수도 없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 주택가격, 건설업 부실, 기업의 상환 능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게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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