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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23억 들인 봉화 APC, '상주 인력도 없는' 유령 창고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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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작업장과 APC 주변엔 썩은 감자 악취만…
농기센에 이어 보건소 부서가 점유…'군청 셋방' 전락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손병현 기자

지난 21일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산지유통시설 특유의 활기 대신 시큼하고 퀴퀴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냄새를 따라 센터 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방치된 감자 무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수확 후 제때 처리되지 못한 감자들이 거대한 톤(t)백에 담긴 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농산물 출하와 선별 작업으로 기계 소리가 요란해야 할 시기였지만, 불이 모두 꺼진 작업장 내부에는 적막만 흘렀다.

수억 원을 들여 들여놓은 첨단 선별 장비들은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채 고요히 멈춰 서 있었다. 일하는 작업자나 온기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123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봉화군 APC가 불 꺼진 채 썩어가는 감자 악취만 진동하는 '유령 창고'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봉화군에 따르면 봉화군 APC는 총사업비 123억원(특별교부세 8억원, 군비 115억원)을 들여 지난 2022년 6월 준공됐다. 건물 연면적 4천430.48㎡ 규모로, 2023년 7월부터 봉화농협과 춘양농협이 5년간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준공 후 수십억 원의 군비를 더 쏟아붓고도 공공 유통 인프라로서의 기능은 사실상 전면 마비된 상태다. 유통센터 관리를 책임져야 할 농협 관계자들의 흔적을 찾아 2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위탁 운영 계약을 맺은 봉화농협과 춘양농협 측 직원은 단 한 명도 상주하지 않았다. 농협 간판이 걸려 있어야 할 센터 내 사무실 자리에는 황당하게도 군청 행정부서가 들어앉아 있었다.

앞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던 봉화군농업기술센터가 임시 사무실로 쓰다 나간 자리를, 현재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 봉화군보건소 일부 부서가 물려받아 사용 중이다.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123억을 투자해 만들었지만 불은 늘 꺼져 있고 기계는 놀고 있는데, 농협 직원은 얼굴도 안 보인다"며 "농민들 출하를 돕는 유통센터가 아니라 군청 공무원들 임시 셋방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뒷편 수확 후 제때 처리되지 못한 감자들이 거대한 t(톤)백에 담긴 채 폭삭 주저앉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뒷편 수확 후 제때 처리되지 못한 감자들이 거대한 t(톤)백에 담긴 채 폭삭 주저앉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내부엔 불이 모두 꺼진 작업장 내부에는 적막만 흘렀다.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 봉성면 위치한 봉화군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APC) 내부엔 불이 모두 꺼진 작업장 내부에는 적막만 흘렀다. 손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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