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로 공을 치는 놀이는 오랜 옛날부터 전 세계 각지에서 성행했다. 현재 골프는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양치기들이 지팡이로 돌멩이를 쳐서 토끼굴에 넣던 놀이가 시초라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2세가 활쏘기 연습에 방해가 된다면서 1457년 골프 금지령을 내린 문서가 남아 있다. 그 당시 이미 골프가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754년 세계 최초의 골프 클럽이 만들어지고, 18홀 규칙 등 현대 골프의 기틀이 마련된 곳도 스코틀랜드이다.
우리나라에 골프를 전한 것은 구한말인 1900년쯤 영국인들이었다. 강화도 조약 이후 원산항을 개항하면서 영국인들이 세관 관리로 고용됐는데, 이들이 원산 유목산 중턱에 6홀짜리 간이 코스를 만든 것이 효시(嚆矢)이다. 최초의 근대식 골프장은 1921년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9홀짜리 '효창원 골프장'이고, 최초의 18홀 정규 코스는 1929년 영친왕이 현 서울어린이대공원 자리에 만든 '군자리 골프장'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골프는 주로 고위 관료, 군 장성, 기업인 등 특정 부유층과 외교관들이 즐기는 귀족(貴族) 스포츠로 여겨졌다. 골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박세리 선수가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하면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골프 이미지는 '부유층의 사치'에서 '국위를 높이는 스포츠'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후 경제성장과 2000년대 스크린 골프의 등장 등에 따라 골프의 대중화(大衆化)는 급격히 확산했다.
하지만 필드 한 번 나가려면 4인 1팀 기준 1인당 최소 20만~40만원가량 소요되는 현 상황에서 중산층에게 골프는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시간적 제약 없이 골프장 코스를 개인 정원처럼 부리는 호화롭고 여유로운 골프 라운딩이 가능한 황제 골프는 부와 권력, 지위의 최상위 정점(頂點)을 상징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의 황제 골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오래전 대중화된 골프가 무슨 죄(罪)가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어떻게 비용을 부담하며 즐겼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 국가 지도자에겐 품위(品位)와 책임(責任), 염치(廉恥)를 갖춘 라운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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