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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글, 과묵한 법관들 비판 가세…법원장도 "이제 목소리 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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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대법관 증원·법왜곡죄 등 비판…코트넷서 댓글 이어져
"법관대표회의 열어 공론화해야" 목소리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사법제도 개편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 비판한 현직 판사의 글에 동료 법관들의 공감이 잇따르고 있다. 평소 침묵으로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자제해 온 법관들이 법원 내부망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논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성 판사는 검찰청 폐지와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원장 탄핵소추와 국정조사 시도 등을 열거한 뒤 이를 소설 속 '동물 칠계명'이 변질되는 과정에 빗댔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던 계명이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로 바뀐 장면을 들며 사법부 독립이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며 최근 제도 변화가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 물었다. 폭정을 알면서도 침묵한 당나귀 '벤자민'을 언급하며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글에 평판사뿐 아니라 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법원장, 고법 부장판사도 댓글을 남기는 등 반응이 쏟아졌다.

조미연(27기) 청주지법원장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라고 했다.

그는 여권의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을 두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며 "개별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감독을 받아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린 것이라면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윤옥(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도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시민의 것이 아닌 국가 사법권까지 손에 쥔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적었다.

반론도 나왔다. 박동곤 판사 등 일부 법관은 사법부가 외부 비판에 대응하기에 앞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법조계에서도 내부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대다수 법관은 묵묵히 재판해 왔고 대법원장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부분도 있는 만큼 강대강 대치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탄핵과 국정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법관대표회의 등을 열어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도 가만히 있다가 검찰과 같은 상황을 맞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사법부와 정치의 관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 공론화할 계기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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