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의 나이에도 보디빌딩 무대에 오르는 남성이 있다. 수십 년째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일본의 가나자와 도시스케(90) 씨다. 근육을 키우려면 닭가슴살부터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식단에 한 번 주목해볼 만하다. 다만 그의 식탁만 봐서는 그의 근육을 설명할 수 없다. 나이가 들면서 바꾼 운동 방식에도 비결이 숨어 있다.
가나자와 씨는 지난달 30일 스페인 산타수산나에서 열린 국제피트니스·보디빌딩연맹(IFBB) 대회에 출전했다. 50세 이상 선수들이 겨루는 마스터스 부문에서 자신보다 수십 년 젊은 선수들과 겨뤄 6위를 차지했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그는 의외로 단출한 식단을 유지한다.
그는 3일 일본 FNN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뭐래도 내 식사는 현미밥과 낫토, 일본식 된장국뿐이다. 몰래 고기를 먹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50세 이후부터 육류와 생선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세계대회 나갈 때마다 음식 때문에 곤란하다. 고기와 생선이 잔뜩 나오기 때문"이라며 "아침에는 계란 3개를 구워달라 하고, 나머지는 빵만 먹었다"고 했다. 또 그는 하루 여섯 차례 마시던 단백질 음료도 세 차례로 줄였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액체를 삼키기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가나자와 씨의 식단을 두고 '고기를 끊는 것이 근육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개인의 사례만으로 특정 식습관의 효과를 입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령자의 근육 건강을 다룬 영양학 연구들에 따르면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무엇을 빼느냐만큼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가나자와 씨는 운동 방법도 자신의 상태에 맞게 바꿨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더 이상 스쿼트와 벤치프레스를 하지 않고, 프리웨이트 대신 운동 기구를 활용한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그는 주 6일, 하루 약 두 시간씩 이곳에서 운동한다.
그는 "예전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후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세트 사이사이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매일 밤 7시간 정도 잠을 자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나자와 씨의 운동량을 고령자가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그는 오랜 훈련 경험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는 고령자에게도 근력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미국체력관리학회 역시 적절히 설계한 운동이 고령자의 근력과 신경·근육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려해야 할 점은 젊을 때 들던 무게가 아니라 현재의 체력이다.
◆수영 유망주에서 보디빌더로…하루 6시간 훈련 끝에 일본 정상
가나자와 씨는 93세에 마지막으로 보디빌딩에 도전한 뒤 은퇴할 것 같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1936년 동해 연안의 일본 시마네현에서 태어나 고교 시절 자유형 1500m에서 두각을 나타낸 재능 있는 수영선수였다. 그러나 근육 문제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고 프로 보디빌더로 목표를 바꿨다.
그는 "어머니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응원해주셨지만, 아버지는 완강히 반대하셨다. 젊은 남자라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라며 "부모님께 일본 최고의 보디빌더가 되고 싶지만, 그 목표를 이루려면 몇 년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5년간 은둔하다시피 지내며 하루 6시간씩 훈련했다. 가끔 가전제품 배달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우유와 치즈를 사는 데 쓰기도 했다.
이후 가나자와 씨는 24세에 '미스터 재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또 3년 뒤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67년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해 아놀드 슈워제너거와 우승자 세르지오 올리바와 함께 경쟁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근육만큼 두뇌도 단련…"죽는 날까지 보디빌더로"
가나자와 씨의 근육뿐 아니라 두뇌 활동도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는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를 통해 여러 방면으로 단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영화를 볼 때 미국인들이 실제로 쓰는 영어를 귀로 익히며 공부한다"며 "몸도 대단하지만, 건강하고 머리도 또렷하다. 머리가 둔해지면 세계선수권에 나갈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가나자와 씨는 한 일본 보디빌딩 전문매체에 90세에도 도전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인생은 한 번밖에 없다"며 "죽을 때까지 많은 명예와 기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90세에 혼자 살아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도 다 혼자 하지만 전혀 귀찮지 않다. 해내야 할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디언에도 "나이 드신 일본 분들이 놀라운 일들을 해내고 계시지만, 젊었을 때 하던 일들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걱정"이라며 "마치 다리 근육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과 같다. 저는 절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죽는 날까지 보디빌더로 남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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