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원을 받던 아마존 재무 매니저가 31세에 사직서를 내고 에콰도르로 이민했다. 미국에서 내던 모기지의 3분의 1 수준인 월 600달러짜리 집에 살고, 아기 병원비는 월 50달러다.
오모(32)씨는 2016년 대학 졸업 직후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목표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가장 빨리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는 공부가 뭔지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 답이 금융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이후 약 10년간 금융 분야에서 일했으며, 마지막 직장은 아마존 재무 매니저였다.
경력 마지막 5년간 연평균 15만 달러(약 2억 1,000만원)를 벌었다. 소득의 약 45%를 저축·투자했고, 더 빠른 자산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운용했다. 더 좋은 집, 더 비싼 휴가, 더 좋은 차를 살 수도 있었지만 평균 이하의 소비 수준을 유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목표는 이른바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40대 초반의 조기 은퇴였다.
계획보다 훨씬 빨리 목표에 도달했다. 2022년에 이미 목표액인 35만 달러(약 4억 9,000만원)를 달성했다. 이 숫자는 원하는 삶에 필요한 소득을 계산한 뒤 가치 없는 지출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그럼에도 오씨는 곧바로 퇴직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2025년 여름에 찾아왔다. 아내의 임신 소식이었다. "가족 대신 일에 인생의 황금 시간을 10년 더 쏟아붓는 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딸이 태어나기 전 가장 마음 편한 선택은 일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었다. 기업 환경이 좋았던 터라 퇴직은 씁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26년 1월 아마존에 사직서를 냈고, 한 달 뒤 아내와 함께 테네시주 내슈빌을 떠났다. 이주지로 에콰도르 쿠엔카를 택한 건 아내의 제안이었다. 부부는 2025년 11월 처음 방문했고, 바로 정착을 결심했다. 후보지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페루 아레키파도 있었다.
이주지 선택 기준은 생활비만이 아니었다. 흑인 가정으로서 각 도시에서의 삶의 질, 자녀 교육 환경도 함께 따졌다. 쿠엔카에 대해 오씨는 "대도시지만 소도시 분위기가 난다"고 설명했다. 첫 방문 일주일 만에 카페에서 여러 명과 친구가 됐다.
11월 방문 기간에 병원을 둘러보고, 가구·가전 가격을 확인하고, 아파트를 보고, 도시를 탐색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집을 미리 계약해뒀고, 2월에 도착했을 때 바로 입주했다. 이사 준비 과정에서 집 한 채 분량의 짐을 팔고 기부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쿠엔카의 월세는 약 600달러다. 내슈빌에서 내던 모기지 월 1,720달러와 비교하면 매달 1,120달러가 절약된다. 미국 자택은 처분했다. 다른 나라에 살면서 집주인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의료비 격차도 뚜렷하다. 미국에서는 부부 각각 월 300달러씩 건강보험료를 냈다. 쿠엔카에서는 보험 없이 진료비를 그때그때 내는 방식을 택했는데, 아기 정기 검진을 포함해 월평균 50달러 수준이다.
딸은 4월에 쿠엔카에서 태어났다. 예정일보다 3주 일찍 태어났고, 제왕절개 수술 후 아내가 병원에 장기 입원했다. 오씨는 조기 은퇴의 주된 이유가 생활비 절감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딸을 보면, 내가 이걸 안 할 생각을 했다는 게 상상도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오씨의 재정 상황, 전 직장 경력, 미국과 에콰도르의 생활비 비교 수치를 직접 검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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