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유행한 운동이라면 모두가 입을 모아 '러닝'이라고 말할 것이다. 몸을 쓰는 다양한 운동이 소개되고 피트니스 센터, 필라테스 학원 등 다양한 몸의 동작을 가르치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운동화 하나로 '뛴다', '달린다'는 너무나도 간단한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더 늘어났다는 점은 뭔가 아이러니한 지점이 있다.
하지만 달리기는 생각보다 장벽이 높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 지적하는 직관적인 혐오 요소가 다 들어있다. 힘들고, 숨 차고, 땀 나고, 덥다. 그런데도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도대체 왜 달리세요?"
◆ "스트레스가 풀려서요"
경북도청 마라톤클럽은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모여 만든 마라톤 동호회다. 주기적으로 모여서 뛴다기보다는 대회를 앞두고 함께 준비하며 우의를 다진다. 이들을 경북도청 북다방에서 만나 질문했다.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답변이었다. 마라톤클럽 총무 김기환 관광마케팅과 팀장을 비롯한 대다수 동호회원들이 한 말이었다. 안순모 주무관은 "2022년부터 주변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풀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최성희 주무관과 김준영 주무관은 경주 벚꽃마라톤 대회가 달리기의 길을 열어준 케이스. 김 주무관은 "처음에는 경주 벚꽃마라톤 대회 코스가 예쁘다고 해서 그 대회를 참가하려고 러닝을 시작했다"며 "같이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뛰니 그 에너지를 받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벚꽃을 보면서 천천히 뛰었는데, 바깥에서 뛸 때 느껴지는 심박수와 바람의 느낌이 좋았다"며 "그러면서 점점 뛰는 거리가 늘어나더라"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황명석 경북도청 행정부지사도 달리기 예찬론자다. "정신과 몸의 한계를 이겨내고 싶어서 달리기 시작했다"는 황 부지사는 지난달 9일 제 15회 경북도지사기 공무원마라톤대회에 선수로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부지사는 "오랜만에 달리는 터라 페이스 내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뒤처지지는 않았더라"며 "나이가 들수록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마음을 갖기엔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도 없다"고 말했다.
◆ "나의 단점을 극복하는 도구"
권도윤 씨는 러닝 크루 '낙원'의 팀장이다. 러닝 관련 행사 기획자로 일하며 주말에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등 다방면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러닝은 자신의 모자란 점을 극복하는 도구였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권 팀장에게 러닝은 쉬운 도전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서 약한 고리를 발견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 고민했다. 권 팀장은 "못하는 것에 대해 금방 놓아버리는 내 모습을 극복하고 싶었다"며 "나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고 역경을 만나서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선택한 게 달리기"라고 말했다.
러닝 크루 '낙원'은 독특한 러닝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운영한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을 크루원들이 번갈아가며 밤새도록 뛰는 프로젝트인데, 최근에는 부산에서 해남까지 1,000㎞ 가량의 거리를 크루원들이 밤새 번갈아가며 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오디세이 700'이라는 이름으로 유럽 지역 700㎞를 릴레이 달리기로 주파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팀원들을 위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까지 제작했을 정도다.
◆ "그래도 일단 달리세요"
달리기가 힘든 부분에 대해 경북도청 마라톤클럽의 김기환 팀장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말한다. 김 팀장은 "힘들지만 거리든 시간이든 늘어나는 게 느껴지면 더 긴 거리, 더 오랜 시간 뛰어진다"며 "소위 '에이징 커브'라고 해서 나이가 들면 체력이 내려가는 걸 느낀다고 하는데 달리기는 오히려 우상향한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고 남들은 앞으로 달려나갈 때 내가 뒤처지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다. 권도윤 '낙원' 팀장은 "선수도 아닌데 달리기하면서 평가까지 받아야 한다면 힘들 수밖에 없다"며 "성취감을 어디서 얻느냐가 중요한데 기록에 연연하기 보다는 단순한 목표 하나를 설정하고 이를 이뤄나가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경북도청 마라톤클럽 회원들도, 러닝크루 '낙원'의 회원들도 '달리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럼에도 달리는 이유는 달리면서 얻는 게 달리지 않을 때보다 크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일단 뛰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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