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문화도시의 체면

대구를 교육의 도시니 문화의 도시니 하고 자랑을 늘어놓을 때가 있었다.10여년전까지만 해도 학교가 무려 3백12개교에 학생수가 55만3천명에 달하고있었으니 교육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도 남음이 있었다.그러나 문화도시로서의 체면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박물관 하나 제대로 없는 처지였고, 공연장.전시장조차 타시도에 비해 부끄러울 정도였는데 어찌 문화도시 어쩌니 했는지 모르겠다.이것은 직할시로 승격이 된지 12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다.어느 조사에 의하면, 다른 도시의 박물관 수가 서울65, 부산18, 대전12, 광주10의 순서로 나타난데 비해 대구는 불과 7개뿐이고, 공연장은 서울53, 부산16, 인천8, 대전8, 광주6인데 대구는 5개소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화랑을포함한 전시장은 서울이 무려 220개소나 되고, 부산이 39개소인데 대구는 고작 27개소에 불과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비교다. 우리에게 주는 충격은 서울과 부산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인천과 대전, 그리고 광주까지도 외형적으로는 대구를 앞지르고 있으니, 이제 문화도시의 문화시민이란 자부심은 말끔히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아니다.

문화란 가꾸고 다듬는 노력에서 결실을 맺는 것이다. 재작년 중국을 방문했을때 그 어마어마한 박물관과 문화유적을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사회주의 체제에다 문화혁명을 치르고 난 중국에 무슨 문화유산이 남아있겠느냐는막연한 생각이 나를 얼마나 부끄럽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들은 문화를 소중히 가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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