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중국산동성 칭따오시와 12월초 자매결연을 맺는다고 경제계가 부산하다. 11월말 예정인 베이징에서의 패션쇼를 비롯한 섬유전시회까지 곁들인탓인지 몰라도 섬유인들을 중심으로 지역상공인들이 대거 결연식에 참여한다는 소문이고 말들도 많다. 스스로 중국에 가야겠다는 사람외에 대구시등에서권유 자의반 타의반으로 따라가는 인원까지 모두 1백30여명의 인사들이 중국행을 한다고 하니 한동안 대구경제계는 공백상태를 빚을 것으로 보이기까지한다.성사 기대반 우려반 사절단인원이 현사회분위기등을 감안하면 지나치고 또 하필이면 막대한 경비가 드는 섬유전시회를 상하이등 상업도시를 다 두고 베이징에서 그것도 엄동설한에 개최하느냐고 의견들이 분분한 것이다.대구시가 외국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1년11월에 결연한 미국 아틀랜타시와 90년11월에 조인한 카자흐공화국 수도 알마아타가 있다.
세계적 섬유도시인 밀라노시와도 추진해 왔으나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맺었지만 이들 도시들과는 그동안 기대만큼 결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연을 맺었다 해서 금방 교역이나 문화교류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현재까지 전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결연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결연자체가 신중한 접근이 없었는데다 결연후에도 교류를 증대할 노력이 부족했지 않나는 지적을 받고 있다.81년 아틀랜타시와 결연을 할 당시 대구시는 마치 결연만 하면 미국 흑인사회는 물론 미국 정계에 까지 우리가 큰 영향을 미칠수 있고 아틀랜타시를 교두보로 아프리카에까지 교역을 늘릴 것이라고 과대포장해 선전했었다.아틀랜타시장이 미국 흑인지도자의 한사람인 앤드류 영이고 보면 결연만 되면 이같은 기대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순진한(?) 발상이었다. 물론 미국과관계가 원만치 못했던 5공초기 상황 아래 시고위당국자의 중앙정부 점수따기홍보였다하지만 이같은 대구시의 선전에 대해 경제계에선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계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천진난만한 얘기라고 웃기까지 했었다.과연 미 정계의 영향력은 물론 아프리카 시장의 진출 운운은 헛구호가 됐다.상호 교류가 몇차례 있었지만 아틀랜타시도 우리에게 투자만 졸라 사절단들을 당황케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실업인구에 시달리는 아틀랜타시가 대구와자매결연을 맺은 저의가 투자유치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화이다.과대포장 실망 다행히 최근 대구패션계에서 아틀랜타시를 방문, 두차례에 걸쳐 패션쇼를 갖고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해서 기대를 걸게하고있지만 결연 당시 대구시의 대시민 홍보는 식언이 된셈이다.카자흐공화국의 알마아타시 자매결연은 연륜이 짧아 아직 판단이 이르지만아틀랜타시보다 더 교류가 불확실하다.
한-러(구소련)수교 무드를 타고 알마아타시와 결연을 맺었지만 교통이 불편,왕래가 힘든데다 독립국연합의 정치상황마저 불안정해 한차례 방문 외에는교류가 끊긴 상태이다. 한인이 많이 살고 목화주산지여서 대구 방직업진출이자매결연으로 용이하지 않겠느냐는 판단하에 자매결연을 맺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상태로 봐선 너무 성급하게 접근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이번에 이뤄지는 칭따오와 자매결연에 대해서도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의견이 많다. 대구시는 당초 베이징의 관문인 텐진과 자매결연을 추진 의향서까지 보냈으나 어쩐일인지 중간에 칭따오로 뒤집혀졌다는 것이다. 당초 대구시는 칭따오가 차지하는 중국내의 위치나 타지역으로 뻗어나갈수 없는 지정학적불리점등을 내세워 칭따오와는 자매결연의사가 없었는데도 일부 칭따오에 진출한 경제인과 대구기업 투자를 갈망하는 칭따오시의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로비로 인해 의지가 꺾여 대구 자존심이 손상되었다는 씁쓰레한 뒷맛도 남기고 있다.
벽돌 한장쌓는 자세로 그러나 칭따오는 지금까지 자매결연을 맺어온 여타 외국도시보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해외에 공장이전을 계획하는 대구섬유업계들이 선호하는 지역이어서 양측의 이해를 최대한 찾을 경우 훌륭한성과도 생각해봄직하다. 처음부터 자매결연에서 오는 요란한 기대효과등을선전하기 보다는 한장의 벽돌을 쌓는다는 자세로 접근할 경우 양도시가 상당한 실리를거둘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상외교 인원을 방불케하는 요란한 행차보단 중국을 알고 무엇이 양도시에이익이 되느냐를 아는것이 더욱 중요하고 국제화로 가는 지름길이다.이진협(경제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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