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계기로 존재감을 과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선 이후에도 보수 정가의 구심점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물론 본격적인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박 전 대통령을 복위된 단종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자 이 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시작으로, 25일 충북 옥천과 대전, 충남 공주, 27일 경남 진주와 양산, 울산, 부산 등 TK와 중원, PK를 훑었다. 이어 28일에는 강원 원주와 횡성, 경북 문경을 거쳐 29일 경남 남해와 창원, 31일 대구 서문시장, 수성못을 찾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집권여당과의 경쟁에서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마저 국민의힘 지선 후보들이 어려움을 겪자 박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나섰고, 그 결과 상당한 결집을 끌어냈다는 게 각 캠프 측 반응이다.
이 같은 박 전 대통령 광폭 행보의 이면에는 ▷여권 독주에 대한 보수 진영 위기감 ▷국민의힘 리더십 붕괴 및 구심점 공백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및 탄핵 사태를 거치며 정권을 잡은 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장악하려 나섰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까지 발의하며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려하자 보수 진영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리멸렬했고 결국 보수 지지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는 것이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괴멸적 패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리더십이 붕괴된 상황이나 다름없어 '권력의 공백' 상태였다"며 "대구시장까지 넘어갈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비판을 무릅쓰고서라도 본인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도 있는 게 아니냐"면서 "본인 스스로도 정치적 명예 회복의 타이밍을 노려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이번 지선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장급' 활동폭을 보이자 그의 지선 이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선 결과와 무관하게 존재감을 확인한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본격화하거나,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지선 이후 당권 경쟁이 벌어질 경우 차기 당권 주자들은 박근혜 사저를 찾아 박심(朴心)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장동혁 등 친윤 세력, MB계 등이 '한동훈 포비아'를 차단하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대구만이 아니라 충청, 강원, 부산 등까지 다닌 것을 보면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며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산군에서 복위된 단종처럼 거짓과 모함으로 덧씌워진 멍에는 반드시 벗겨지고 제자리로 복위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직 걸어갈 길이 먹고 멀기만 하다. 그러나 반드시 그 길 끝에 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행보가 중도층 소구력이 미미한 데다 보수 지지 이탈, 민주당 역결집 등 역풍을 낳을 수도 있다고 본다.
여권은 박 전 대통령 행보를 평가절하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윤석열, 이명박, 박근혜 선거전 등판은 국민 무시"라며 "감옥 3인방을 역사 속으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측 백수범 대변인은 유영하 의원 글에 대해 "시민들의 그리움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존중과 이용은 다르다"며 "추억은 우리를 위로할 수 있지만 미래를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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