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대상의 지도층 성철종정의 열반이 한참을 지났는데도 끊임없이 그의 이야기가 회자되고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분의 존재가 오늘을 살아가는우리들에게 삶의 지표를 제시해준 정신적 지주로 추앙받기에 부족함이 없음에서 이리라. '산시산 수시수'등의 법어들을 굳이 들추지않더라도 한 큰스님의 청정한 족적앞에 옷깃을 여미게되고, 참권위가 어떤것인가를 되새기게 된다.하지만 그러한 깨달음도 잠시뿐 사바세계의 혼돈은 여전하고 아귀다툼은 극성스럽다. 미상불 우리사회가 삭막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불평투성이고 예사롭게 육두문자가 난무한다. 뭔가 딱 부러지게 표현할수없는욕구불만들이 밑바닥에 깔려있는것같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여기엔 여러 이유들이 있겠으나 이땅에 존경할만한 인물들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는것도 한 원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휘몰아친 사정바람은 차마 들추기조차 민망스런 온갖치부들이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전.현직 장관이나 국회의원, 장군, 교수등소위 지도층인사들의 권위가 여지없이 곤두박질치고 이들을 우습게 보는 달갑잖은 풍조까지 만연되고있다. 그나마 우리사회를 지탱해왔던 위계질서가 붕괴되면서 숱한 부작용들이 도처에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신한국으로 거듭나기위한 진통치고는 그 증상이 자못 심각하다.
짜증스런 세태 지도층의 위신이 떨어진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새정부의 권위마저 실추되고 있는 것이야말로 큰 문제다. 표적사정 시비가 좀체 수그러들지않은 가운데 출범한지 겨우 9개월밖에 안된 마당에 실세들끼리 힘겨루기나하고, 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몸살을 앓고 있다. '신경제 1백일 작전'하나만 해도 그렇다. 경제라하는게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닌데 어떻게 해서1백일 작전이란게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가히 경제혁명이라 할 금융실명제는 또 어떤가. 이제도 실시이후 엄청난 자금들이 생산을 위해 재투자되지 않고 고급승용차, 귀금속, 고가의류구매등 과소비 쪽으로 몰리고 있다. 추곡 수매와 배추파동등으로 일그러진 농심들을 추스를 확고한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치나마나한 2차 수내시험의 난이도 실패 역시 학부모.수험생들의 애간장만태우면서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속 시원한 구석이라곤 보이지 않는 어제 오늘이다.
게다가 얄팍한 언변으로 말재주를 부리는 어느 장관은 국민들의 심기만 뒤틀리게 하고 인사가 만사라는 대통령의 지론 자체에 의구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장관이 부신받으면 그의 말을 믿지 않게 되고, 급기야는 권위를 잃게 마련임을 알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국민신뢰 받아야 김영삼대통령의 이번 방미외교성과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미국대학에서의 명예박사학위, 해리만민주주의상 수상등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껏 고양된 대통령의 위상이 국내에서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그러나 만약 여의치 못하다면 그 책임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그 길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다양한 정책개발, 합리적인 정국운영등 여러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권위의 회복에 있다 할것이다. 권위를 잃은 정치인이나 관리는 국민을 위해 아무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권위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는데서 추구돼야 한다. 권위주의는 타기돼야 할 대상이지만권위자체가 실추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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