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경제패권주의 강화 통상압력[갈수록 더세]

미국은 과연 세계 경제패권을 되찾을 것인가. 그리고 8일 시작된 한.미통상실무회의에서 논의될 자동차시장 개방확대요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근래들어 세계 경제구조에 커다란 지각변동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80년대이후 세계 경제의 흐름은 일본의 부상.미국의 침하로 특징지워져 왔다.그결과 {미국쇠퇴론}이 기정사실화되는듯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90년대가 깊어지면서 이 흐름에 역전 낌새가 짙어지고 있다. 현재의일기도는 {미국쾌청.일본구름...}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과 유럽(EU)이라는 다른 큰 부류들은 불황의 터널에 갇혀 계속 고전중이다. 하지만 미국은유독 저물가.고용확대.고생산성등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연3%대의 실질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93년도의 경우 미국은 2.9% 실질성장과 2백만명의 신규고용창출, 3%대 저물가를 달성했다는 소식이다. 물가상승률 3%는 미국이 장기호황기에 있던 60년대 수준.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일본.유럽을 앞지르고 있다.미국의 경제회복 요인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꼽히고 있다. 하나는 침체기간동안 처절한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 80년대 초 이후 기업들이 대대적 인력축소.기술혁신등으로 군살을 뺀 뒤 유연성이 확대됐다는 것.둘째는 미국 기업들은 생존환경상 거의 완전한 수준의 자유경쟁 체제 속에서단련돼 경쟁력이 높다는 점. 자국시장 개방으로 수입품과 처절히 경쟁해야할 뿐 아니라 정부개입도가 낮아 자국기업간에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자동차 {빅3}의 경쟁력 회복이 수입품과의 경쟁 성과로, AT, T사등 통신3사의 높은 경쟁력이 자국기업간 자유경쟁 결과로 얘기되고 있다.다른나라에 대한 미국의 끊임없는 시장개방요구도 이같은 자국내 사정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문을 연 만큼 당신들도 문을 열어라, 그래야 공평하지 않느냐} {안 그러면 우리도 문을 닫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같은 정도로 문을 열기만 하면 승부에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미국이 슈퍼301조를 되살려 일본을 위협하게 만든 직접원인중 한가지인 일본통신시장 경우가 그 좋은 예로 꼽힌다. 일본은 오는 4월부터서야 휴대폰 판매제를 허용하게 되는데, 일본NTT방식으로는 미국제 휴대폰이 거의 쓸모없어 팔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자국제품에 맞는 중계시설을 갖추라는 것.

이와 관련해 미국은 [획기적인 새제품개발이 미국기업의 특징이지만 일본은이 제품들이 쓰일수 없도록 시장진입속도를 제도적으로 지체시킨다]는 불만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는 앞으로 더 심해질지도 모른다. 이에따라 다른나라들의 시장양보도 갈수록 더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은 오는 15일로 협상기한이 잡힌 가운데 슈퍼301조가 부활되자 휴대폰시장 개방을지난주말 결정했다. 우리나라도 8일부터 한미통상실무회의가 시작되자 자동차시장 개방확대요구에 굴복할 전망이다. 수입자동차유통제한은 2년뒤에나 해제키로 계획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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