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에 따라 소설 줄거리를 바꿔 읽는다' '비극으로 끝나는 영화를 관객이해피엔딩으로 전환시킨다'- 이런 꿈같은 일들을 '하이퍼 미디어'가 실현시킨다.하이퍼미디어는 '초월적인' '상위의'라는 의미의 영어 접두어 '하이퍼'(Hyper)와 매체란 뜻의 '미디어'(Media)를 합친 신조어로 사전적 정의도 없이 이미 컴퓨터, 통신, 게임은 물론 문학, 영화 등 여러 장르에서 사용되고있다.하이퍼미디어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하이퍼 텍스트' 방식으로 관리하고 제공하는 미디어라고 할수 있다. 하이퍼 텍스트는 정보를 배열 순서와는 관계 없이 컴퓨터가 연관성을 유추해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고 출력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가리킨다.
미국 애플사의 '하이퍼 카드'와 어시메트릭사의 '멀티미디어 툴 북'등 외국시스템과 2년전 한국과학기술원 황규영교수가 개발한 'KMEDIA-1'등이 대표적인 하이퍼 미디어이다. 이 시스템들은 인간의 사고에 가까운 연관작용을 통해정보를 순서에 관계없이 검색, 가공해낸다. 대상 정보는 물론 화상 문자 음향이 결합된 멀티미디어 정보다.
올 여름부터 세계 최대의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네트를 통해 온라인 서비스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데이터 베이스(EB온라인 서비스)도 하이퍼 텍스트 개념을 도입할 예정이다. 예를들어 '지진은 왜 일어날까'라는 말을 자연어로 입력시키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수록된 지진과 관련된 제목 본문 그림 등 모든 정보가 순서에 관계없이 윈도우즈 화면에 나타난다.
하이퍼 미디어 개념은 소설 영화 등 장르에서는 더욱 극적으로 실현된다.하이퍼 픽션(소설)은 반드시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마치 어드벤처 전자오락게임처럼 소설의 내용을 독자가 입맛대로 바꿔 읽는다. 지난91년 출간된 하이퍼소설 '승리의 정원'(스튜어트 밀스로프 작)은 줄거리가 무려 2천8백개나 된다. 주인공이 죽는 경우, 연인과 사랑에서 성공하는 경우 등 다양한플롯 중 독자가 취향에 맞게 에피소드를 조립해 소설을 감상한다.소설가는 하이퍼미디어를 유력한 보조작가로 활용할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소설을 쓰는 하이퍼텍스트가 나와있다. 미국작가 솔 스테인이 만든 '라이트 프로'라는 소프트웨어가 그것인데 이를 이용해 작가는 캐릭터나 극적요소만 입력하고 나머지는 컴퓨터의 자문을 구해 소설을 완성한다.전문가들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하이퍼 미디어 개념을 도입한 영화도 감상할수 있을 것이라 예견한다. 미국에서 큰 화제를 불렀던 멀티미디어 게임'룸'(LOOM)에서 그 징후를 엿볼수 있다. '룸'은 게임이라기 보다 사용자가 구성하는 만화영화다. 수많은 시나리오가 입력돼 있어서 취향에 따라 다양한 줄거리를 즐길 수있다.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 미국영화테크놀러지를 선도하는 그가 이같은 게임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조만간 영화에도 하이퍼미디어 개념이 도입될것이란 이야기와 통한다. '하이퍼무비'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아무 생각없이 웃겨주는 코미디가 되거나 심각한 사회물이 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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