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총장.일본-차장자리 찜찜

일본정부가 뜻하지않은 외교현안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우선 한국의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이 내년1월 발족될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선임운동을 벌이자 사무차장을 노리는 입장에서 번민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대만의이등휘총통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초청으로 오는 10월 히로시마(광도)아시안게임 참석을 희망하고 있어 대응에 고민하고 있는 것.0...김철수장관의 WTO사무총장 출마에 일본정부가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것은 자국이 사무차장을 맡겠다는 전략을 세운 때문. 사무총장은 각국의 유능한 각료급이 나서 선출되는 게 관례인데 일본은 각료자리가 거의 여야정치인으로 메워지는 바람에 관료출신으로 사무총장에 출마할 만한 각료급 인재가없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일본은 일찍이 사무총장을 포기하고, 3명이 선임될사무차장 가운데 한자리를 따내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다. 그런데 한국에서사무총장을 노리자 같은 아시아에서 총장과 차장을 맡기는 어렵지않느냐는관점에서 {한국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김장관에 대한 한국측의 지원요청은 지난 7월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가 방한했을 때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요청한 것을 비롯, 공노명주일대사가 외무성을 방문해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는등 거듭됐다. 그러나 한국의 금장관외에도멕시코의 살리나스대통령과 브라질의 리크 페로 재무장관, 이탈리아 루제로피아트부사장(전재무장관)등 출마를 공표한 관계국 대사들이 일본에 협력을요청, 일본정부는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다.일본이 한국의 지원요청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은 대한우호와 WTO의 아시아주도권 확보 필요성, 특히 유엔안보리상임국 진출에 역으로 도움이 필요한 입장등 때문인데, WTO차장자리도 놓치기 싫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그러나 일부관계자들은 현재 GATT(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사무차장3명중 2명이 린국인 미국과 멕시코출신인 점을 감안, {총장-한국, 차장-일본}도 문제될 것은 없지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결국은 일본이 김철수장관 선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0...대만 이등휘총통의 히로시마 방문문제로 일본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빠진것은 중국과의 관계에 기인한다. 국교정상화 당시 발표한 중.일공동성명에는{중국을 유일 합법정부}로 인정한다고 못박았고 그후 일본과 대만의 접근기미가 보일 때면 중국은 어김없이 강경하게 반발했다. OCA가 지난 7월 이총통을 내빈으로 초청한 사실이 보도된 다음날(17일) 강택민총서기는 마침 중국을방문중이던 가토(가등굉일) 자민당정조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이총통 방일은 환영할수 없다. 무라야마총리에게도 전해달라]고 불쾌감을표시했다.

상황이 묘해지자 일본정부는 찬반양론속에 비공식적으로 {OCA.중국.대만 3자가 협의해 해결할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개최국으로 비자발급권은 있지만 초청은 OCA 책임인 만큼 일본정부가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속사정은 여야정치인들 사이에 친대만인사가 적지 않고 그들이 대만정부가 일본에 호의적인 이상 중국과 동등히 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있다. 지난 91년 비등했던 대만과의 관계회복 주장이 중국반발로 무산된데 이어, 작년 오자와(소택일낭) 신생당대표간사가 이총통의 방일을 주장하고,통산상이 대만을 가는등 활발한 교류움직임이 다시 문제화 돼 중국이 제동을 건 전례들이 그걸 말해준다.

일본의 내심은 대만이 국력을 배경으로 외교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친일적인점을 감안, 외교적 배려의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대만과의 정치적 관계로인해 얻는 득보다, 일중관계 악화의 손실이 크다}(외무성관계자)는 현실론에눌려 중국눈치를 본다.

특히 중국이 무라야마총리를 초청, 오는 10월 방문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총통의 방일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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