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은 몇십년만의 무더위가 찾아와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더위타령을 했다.어느덧 가을이 되어도 계속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은 조석으로 삽상한 바람이 부니 계절은 속일 수 없는 것이 삼라만상의 원리인가보다.그런데 더위가 심할 때는 불쾌지수가 높아 짜증과 사소한 시비가 붙기 일쑤이다.
지난 여름 더위가 극심할 때 서울역 근처 지하철 안에서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이십대 가량의 청년들이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다 마침내 주먹다짐까지할 기세였다. 이유인즉 왜 기분나쁘게 얼굴을 빤히 쳐다보느냐는 것이었다.지하철의 특성상 서로 마주보게 자리가 배치되었으므로 책을 읽든가 옆에있는 일행과 이야기를 하지않을 경우 무심코 정면을 바라보면 앞자리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기 마련이다.
싸움의 이유치고는 싱겁기도 하고 어찌보면 아이들 장난같이 우습기도 하였다.
날씨때문인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풍조, 아미노현상, 조급증 때문인지.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참으로 어이없어 하면서 제각기 방향으로 돌아섰다. 만일 그들이 잠시라도 이성을 찾고 자신들의 행동을 생각해봤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고 설혹 있다해도 한쪽이 자연스레 비켜갈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들어 부쩍 빈번해지는 충동성 사건들이 우리의 전통적 정신의 상징인 인내심의 결핍같아 2세 국민을 기르는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써 어깨가 무거워진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심성이 아름답고 가마솥처럼 느긋한데 요즘은 거칠고양은 냄비같이 조급하니 온화한 심성기르기와 참고 견디는 공부가 절실하다.참을 인(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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