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뇌사국교 생딸 장기기증

"진희의 유난히 예뻤던 눈동자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빛날수 있다면…"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딸 진희양(8. 국교1년)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박용철씨(34. 충남온양시 모종동)와 정명옥씨(32)부부는 착잡한 표정으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지난 14일 밤 10시20분쯤 매제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가던 길인 박씨부부는경부고속도로 동대구 톨게이트 부근 상행선에서 7중추돌사고를 당했다.이 사고로 앞좌석에 탔던 박씨부부와 뒷좌석에 탔던 진희양의 동생 진주양(7살)은큰 상처를 입지 않았으나 진희양은 머리와 목뼈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의식을잃어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박씨부부와 친척들은 진희양이 뇌사상태에 빠진 것 같다는 병원측의 의견을듣고 가족회의를 거친 끝에 진희양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15일 오후2시와 밤10시 1,2차 뇌사판정을 거친 진희양의 한쪽각막과 신장은16일밤 10시30분 경북대 장수일. 김영욱일반외과교수팀의 집도로 이식수술에들어가 17일 오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진희양의 나머지 각막은 가톨릭병원에서 17일 오전 이식수술을 실시했다.박양의 두 눈은 각각 6개월전 각막혼탁으로 시력을 잃은 김명숙씨(23. 가명.여)와 최혜련씨(24. 가명. 여)에게 주어져 이들이 광명을 되찾게 됐다.박양의 양쪽 신장도 지난 88년부터 만성신부전증을 앓아온 이모씨(20. 여)와김모씨(32. 여)에게 각각 기증됐다.

병원측은 장기이식 대상자들의 연령이 박양과 차이가 있지만 이식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씨부부는 "진희가 사고로 의식을 잃기전 동생 진주와 싸우다 울던 마지막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다른 사람들이 새삶을 찾게 된다면 진희의 짧은 삶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金知奭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