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대통령은 누구인가 클린턴인가 깅리치인가

요즘 미국대통령은 누구인가. 당연히 빌 클린턴이란 백악관주인이 있는데도최근 미국 언론들은 공공연히 이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신임 하원의장 뉴트 깅리치가 다수당의 사령탑답게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40년만에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 자리를 빼앗김으로써 패장이 된 빌 클린턴대통령은 국가원수라기보다 의회의 눈치나보며 재선출마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나약한 소수당 당수 신세가 되었다.여기는 클린턴 대통령본인의 성격탓도 있지만 깅리치라는 인물이 '제밥그릇'은 확실히 챙기는 별난 성격의 인물이기때문이다. 美헌법상 하원의장은 대통령유고시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부통령에 이어 권력서열 3위이지만 깅리치처럼 야당출신일 경우는 위상이 달라진다. 대부분 입법안이 과반수로 통과돼의회의 다수당은 백악관 못지 않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깅리치는 하원을 장악한후 이점을 충분히 활용, 주요 입법을 번개처럼 처리하기 시작하자 언론은 '뉴트 킹'이라고 그의 막강한 힘을 비꼬고 있다.초기에는 깅리치를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인이라며 국민들이 크게 우려했었으나 지금은 그의 강력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 '진한 커피같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근 NBC-TV의 여론조사결과 깅리치는 반대 26%인 반면 지지율은32%로 인기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公과 私를 분명히 가리는 미국인들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분명히그는 오락가락하는 클린턴에게 실망을 느낀 다수의 미국민들에게 사리가 분명한 사나이로 후한점수를 받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반면 클린턴 대통령측도 결코 "깅리치 따위에 질수는 없다"며 중간선거의 패배 후유증을 말끔히 씻고 일어섰다.

그 엄청난 시련속에서도 지난 1월20일 취임 2주년을 계기로 나타난 중간평가결과 국민 44%가 지지, 예상보다 훨씬 후한 점수를 받았다.클린턴은 92년 선거에서 55%의 지지를 받아 지난 20년래 5대대통령 중 가장저조한 지지로 출발을 했으나 이번 44%지지는 부시 63%, 포드 45%, 카터 49에는 뒤졌으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41%보다는 앞선 것이다. 공교롭게도클린턴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3명은 재선에 실패한 반면 중반 부진했던 레이건은 무사히 8년 임기를 마쳤다.

따라서 민주당 진영은 미국인 54%가 "다음 선거에서 절대로 클린턴에게 표를던지지 않겠다"고 하고 있지만 재선이 물건너 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은 국민들의 재신임을 묻기에 충분하고 무엇보다 클린턴이 그렇게 허앙한 사나이가 아니라는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워싱턴 정서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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