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지진이 지역공사 발목잡다

완공을 앞둔 대구지역의 대형건물들이 뒤늦게 고베지진 비상이 걸렸다.'강건너 불'로 여겼던 고베지진의 후유증이 대구 반월당의 삼성생명 빌딩과범물동의 동아백화점 수성점, 중동의 대동은행 본점등 큼직한 공사현장에 발등의 불로 다가온 것이다.문제의 발단은 이들 업체가 오사카에 있는 '후지테크'사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발주한데서 비롯된다. 지진이 난 당시 고베항의 보세창고에는삼성생명건설현장에 도착할 초고속 엘리베이터 12대가 있었다.삼성은 25층고층에 걸맞게 1분에 2백40m를 오를수있는 초고속 일본제를 택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를 까마득하게 몰랐던 삼성측은 지난달 중순 뒤늦게 일본 본사로 부터 엘리베이터 손상 사실을 통보받고 비상이 걸렸다. '보세창고가 지진으로 무너져 엘리베이터 손상이 예상되므로 1년정도 설치 지연 불가피'라는 내용이 날아온 것이다.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삼성에게 이내용은 지진만큼 끔찍한 것이었다. 엘리베이터 사용검사필증이 없으면 준공을 받을수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천재지변'이라는 이유로 공기가 지연되거나 다른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보상보장이확실치 않다는 것도 가슴앓이의 큰 이유.

준공이 지연될경우 입주예정자들의 손해배상요구는 불보듯 뻔한 이치. 더구나 엘리베이터는 주문에 의해 제작되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쉽게교체할 수없는 것도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다행히 손상이 적어 8월 완공이 두달쯤 지연될정도의 가벼운것이라는 일본 현지의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고있다.

올해내로 완공할 동아백화점 수성점도 고품질의 에스컬레이터 20대를 이회사에 발주했다.그러나 오사카 공장 자체가 지진으로 에스컬레이터 제작 라인에손상을 입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백화점의경우 주요 동선인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되지않으면 '속 빠진 찐빵'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화성산업은 임순권 전기부장을 부랴부랴 일본 현지로보내 자초지종을 확인해야할 만큼 다급하게 됐다.

신축중인 대구시 중동의 대동은행 본점도 엘리베이터 9대와 에스컬레이터 2대를 이회사에 발주한 상태인데 완공일이 많이 남아있어 당장 피해는 없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김순재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