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소수인종 "설땅 없다"

눈이 파랗고 머리가 노란 앵글로색슨계 미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정복과 약탈을 일삼았지만 '마음이 어질고 순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그들보다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겉으로 돕는체 해왔기 때문이다.그러나 미국내 경기가 악화되고 상대적으로 아시안이나 남미계, 흑인들의 지위가 향상되자 백인들의 마음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 교묘한 방법으로 이들소수계들을 표적사냥하고 있다.그래서 요즘 미국에서는 "백인들은 소수계들이 마치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 아장아장 걷다가 날기 시작하려 하면 잔인하게 날개를 쳐버리는 것과 같이 차별을 한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공화당 실력자이자 내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의 가장 유력한 상대가 될 밥 돌상원 원내총무는 소수인종과 여성들의 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는가 하면 클린턴대통령이 구색을 맞추기 위해 임명한 흑인 남미계및 아시안들이 보수세력의 언론과 수사당국으로부터 심심찮게 수사를 받고있다.

소수계 보호법은 본래 직장에서 임용과 승진을 할 때 소수계와 여성에게는다소 유리하도록 보호를 하는 법안인데 백인들이 취업과 승진문이 좁아지자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된다는 이유로 이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이는 다수의공화당의원들이 찬성, 다음달중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또 대학교수 출신 흑인으로서 장래가 촉망됐던 마이크 에스피 전농무장관이수뢰혐의로 물러난데 이어 미역사상 가장 유능한 흑인 변호 사였던 론 브라운 상무장관, 멕시코계 헨리 시스네로스 주택장관등이 본인들의 완강한 결백선언에도 불구, 언론과 수사당국의 표적이 되고 있다.

흑인 여성으로서 장관급인 연방보건국장에 임명됐던 조이슬린 엘더스박사도"국민학생들에게 자위행위가 무엇인지 교사가 설명해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라 물러났고 후임자 역시 젊은 의사시절 낙태시술을 해준 것이 문제가 돼 곤욕을 치렀 다. 모두가 백인들이었으면 전혀 문제가 안될 일들이었다는 게 소수계의 주장이다.

한국계로서 최초로 연방하원의원이 됐던 김창준의원 역시 2년전 LA타임스지등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은후 "소수계 초선의원으로서 표적사냥을 톡톡히 당했다"고 회고한바 있다.

이같이 소수계 차별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백악관은 즉각 정부내 소수계고위직의 숫자를 통계로 제시했으나 인권단체등에서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쿼터제'로 임명을 했지만 뒤통수를 때리는 격"이라고 비난했다.〈워싱턴·정서환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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