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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에 얽힌 서민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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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화 시대와 관련, 지역의 독특한 정서를 다룬 지역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민간 신앙의 대표적 장소로 알려져 있는 갓바위를소재로 서민들의 애환을 다룬 장편소설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대구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이응수씨가 쓴 '갓바위에 뜨는 달'(두엄 펴냄)은 민간에 막연하게 퍼져 있는 갓바위 신앙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지역 정서에뿌리박은 이야기를 시도하고 있다.이 소설은 주말 레저 삼아 아내와 같이 갓바위를 찾곤 하던 주인공인 '나'가 우연히 총각시절에 알았던 여자인 난우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난우는 내가잊었던 20여년동안 두 번의 결혼 실패등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내가 그녀를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던 어느날 그녀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9백99번을 기약하고 갓바위를 계속 찾아 나서고 있는 중 이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그 날 이후 나는 갓바위를 찾을 때마다 그녀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한다. 줄거리 자체는 단순하지만 작가는 현금의 세태를 잘 드러내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적절히 배치해 지방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데 성공하고있다. 이씨는 갓바위를 오르내리는 과정에 한 여인의 일생을오버랩시키면서 사실은 이 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애환들을 풀어놓고 있는 셈이다. 어떤 뚜렷한 의미를 가진 사실뿐 아니라 자잘한 일상사들도 모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이런 시각에 따른 대화나 묘사들은 때때로 탄탄한 소설적 긴장을 죽이는 구실도 해 아쉬움을 주고있다.

"갓바위 신앙이란 불교적이라기보다 기복적인 또는 민간에 전승돼 오는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강한 것으로 본다"는 이씨는 "무조건 소원을 들어줄 것으로믿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단지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7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중.단편 30여편을 발표했으며 문화비평집 '꼴깝'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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