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부산아시아경기와 향토체육

2002년 아시아경기대회의 부산유치를 지켜보는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착잡하다.착잡하다고 한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좁게는 같은 영남권 지역민으로서 30억 아시아인의 대제전을 치르게 되었다는 기쁨과 자부심을 갖게 된 당위성 못지않게 한편으로는이번 대회유치를 계기로 경남북 지역간의 발전격차가더욱 커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상대적 박탈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을수 없는것이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급속히 불어닥치기 시작한 국제화·세계화 물결속에 향토체육계는그 흔한 국제규모대회조차 하나 유치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은채 타성에만 젖어왔지 않나 하는 겸허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향토체육계가 타성에만 젖은채 현실안주에 급급한듯한 인상을 주는것은열악한 지역 경제사정이나 국제적 안목을 가진 체육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한데도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최근 몇년사이 한국에 유치된 대규모 국제대회를보면 반드시 그것만이 원인이 아님도 알수 있다.

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는 전북 무주에서 열리고 99년 동계 아시아경기대회는 강원도에서 열리도록 되어 있으며 북한이 반납한 97년 동아시아대회도 부산에서 개최권을 따낸 것이다. 부산을 제외한 두지역은 동계스포츠를 하기좋은지리적 이점을 갖추었다는 것 외에는 대구·경북보다 모든점에서 뒤지고 있다.그렇다면 지역 스포츠계에서는 하다못해 차선책으로 하계 유니버시아드라도 유치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였어야 변명할 구실이 생길 것이다.부산이 이번 아시아경기 유치를 성공한 것은 대구보다 모든면에서 규모가 큰우리나라 제2의 도시때문만은 결코 아님을 알수 있다.

이미 부산시의회는 93년4월 당시로서는 황당하기까지 했던 아시아경기 유치를 제의했고 그 제의를 시민들이 적극 수용, 그해 8월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바 있다. 시민들 관심을 끌기위해 1백만명 서명운동을 벌였고 쿠웨이트 OCA총회에 유치교섭단을 보내는 한편 IOC위원등 국제스포츠무대 주요인사들을 초청하는등 적극적 홍보활동을 전개해 왔던 것이다.아시아경기대회 유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명예이지만 거기따르는 지역소득과 생산유발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단순한 스포츠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충 잡아본 부산아시아경기의 경우 사회간접자본시설의 생산유발까지합할경우 무려 15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뿐아니라 지역민의 단결과 자부심, 문화예술분야의 획기적 발전은 금액으로는 도저히 따지지 못할 성질의 것이다.

부산의 아시아경기유치를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향토체육계의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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