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성해체 섬유업계 충격

당초 예상됐던 '추석위기설'을 슬기롭게 넘기고 한창 경기회복의 기대에부풀어있는 지역섬유업계는 요즘한 업체의 해체소식으로 다소 착잡한 분위기에 빠져있다.대구시 달서구 대천동에 자리잡고있는 신성섬유(대표 송준호)가 지난 8월말로 사실상 문을 닫고 부지·기계매각, 퇴직금 지급등 내부정리를 깨끗이끝냈다는 소식때문이다.한달에도 10여개씩의 기업이 부침하는 섬유업계에한 중견업체가 그것도 '도산'이 아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기업정리'를 했는데도 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신성섬유는 최근에는 연간수출이 1천만달러를 웃도는 정도의 중견기업에불과하지만 송사장의 부친 송영목씨(77)가 60년대당시 창업할 때는 동국, 갑을등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지역섬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그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은 없었지만 월배지역에서는 대표적인 섬유회사로군림해온 신성섬유가 해체하게된까닭은 섬유업에 불안을 느낀 창업주가 업종전환을 위해 서둘러 회사를 정리한 때문. 그러나 섬유도시 30년의 역사를지켜온 지역의 몇안되는기업중 하나가 사라지는것을 지켜보는 업계는 안타깝기만하다.

신성의 해체를 보고있는 업계는 "창업주의 정신을 2세가 이어가지 못한게아니냐" 또는 "창업보다는 수성이 어렵다"는 말로 분위기를 대변하고있으나'이것이 바로 섬유도시 대구의 앞날'이라는 탄식섞인 분석때문에 섬유인들은착잡한 것이다.

창업주인 송영목씨는 견직물조합 창립멤버로 활동했으며 지난91년에는 중국에 합작으로 염색공장을 설립했고 이후 중국측의 약속불이행으로 3년뒤에는 현지기업을 정리할수밖에 없는 불운을 겪기도했으나 섬유에 대한 그의 집념은 대단했다는게 주위의 평이다.

어쨌든 신성섬유의 해체에 대해 지역섬유업계는 기업의 명멸보다는 수십년간 몸담아온 지역의 섬유인들이 섬유의 꽃을 피우지못하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윤주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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