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욕심많은 원숭이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다치지 않고 잡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원주민은 자그마한 조롱박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밤과 땅콩같은 것을 가득넣어둔다. 해가 질 무렵 원주민은 그걸 커다란 나무에 튼튼히 매달아 놓는다. 밤이 되자 뭔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원숭이가 이 조롱박을 발견한다.조롱박 안에 먹을 것이 들어있는 것을 안 원숭이는 그 안에 손을 넣었다. 조롱박에는 간신히 손이 들어갈만한 구멍이 있었다. 원숭이는 땅콩과 밤을 한움큼 집었다. 그러나 구멍이 작아 손은 빠지지 않았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원숭이는 먹을 것을 움켜쥔 손을 빼려고 발버둥을 쳤지마는 주먹은 빠지지 않았다. 이윽고 원주민은 이 욕심많고 미련한 원숭이를 사로잡았다.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미련스럽게도… 주먹에 잡은 것만놓으면 손이 빠질텐데…"하고 원숭이의 어리석음을 비웃을 것이다. 그러나웃을 일이 아니다. 우리인간들도 이러한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얼마나 하찮은 것들을 움켜쥔채 자유를 구금당하고 죽음을 기다리며 발버둥치고 있는지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돈, 재물, 명예, 체면, 허영 등등의 하찮은 먹이를 움켜쥔채 우리는 진정으로 소중한 자유, 평화, 행복을 잃고있지나 않을까. 물론 인간은 누구나가 욕심을 전혀 부리지 않고 디오게네스나 탈속한 고승처럼 살기는 힘들다. 그리고 또 욕심이 전혀 없다면 발전도 기대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그런 욕심을 내다가도 그것이 자기 분수에 맞지 않으면(마치조롱박의 작은 구멍처럼) 미련없이 그것을 버리지 않으면 더 큰 화가 미친다는 것이다.

세상살이가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나는 움켜쥔 손아귀 속을 살펴보고, 마음이 편할 때까지 하나씩 버리는 연습을 한다.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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