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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은 별세한 함석헌선생이 한복을 입고 고무신신고 뉴욕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지면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백발 노옹이두루마기 자락 휘날리며 마천루 숲을 누비는 장면이 시원스러워 여간 보기좋은게 아니었다. ▲이에 비해 어제 온종일 시간마다 소개된 노태우씨의 한복입은 모습은 어정쩡 하고 착잡한 것이었다. 옷소매를 중국집 '장궤'처럼모아 걷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어쩌다 저 꼴이…"라며 혀를 찼을 것이다. ▲게다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슬 퍼렇던 전직 검찰총장, 안기부장들이 줄을서서 입정을 기다리는 모습까지 겹쳐 응달됐다, 양지됐다하는 세상사에 무상감마저 느꼈음직도 하다. ▲일반적으로 TV 중계라면 으레 바르셀로나 올림픽영웅 황영조의 역주처럼 멋지고 장쾌한 장면이 연상 되거니와, 이건 어찌된셈인지 95년 한해에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교도소 수감 장면 생중계가 잇따르는 판이니 정말 '험한 세상'살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뚜렷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들이야 중계되는 역사적 장면들에 감회가 남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살이에 부대끼는 서민들중에는'역사바로잡기'에 벌써 싫증인지,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니 범인들은 어차피 필부의테두리를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어쨌든 열흘남짓 남은 새해부터는 아름답고 신나는 장면만 TV화면 가득히 중계 됐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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