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思母多感

하고픈 이야기 많았습니다/몹시도 오래 타향에서 지냈습니다/그래도 저를 가장 잘 이해해 주신이는 언제나 어머님 당신이셨습니다

어버이날 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니 헤르만 헤세의 시 한구절 내 어머님에게 가 새삼 생각난다.자라날 때 나의 어머니는 내게 좋은 피난처요, 호소처였다. 곱고 단정하신 모습으로 훌륭한 선생님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내 곁에 항상 계셨다. 무조건 사랑만 베푸신 것이 아니라 엄한 채찍도가하셨던 옛일을 돌이켜보면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사모와 감격을 갖게 된다.

어느새 나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는 중년이 되었다. 나도 현모가 되어 보려고 옛날 어머니가 내게 쏟으셨던 정성을 기억하여 흉내라도 내보려고 애써보지만 그 십분의 일도 하지 못하고금방 지쳐버린다. 사랑을 베풀어 주실땐 당연스레 받기만 하다가 이제 내가 어머니의 역할을 하게 되니 얼마나 중하면서도 힘들며 굳센 노력과 의지가 필요한지 조금씩 알 것 같다.오늘날 한국의 나이드신 어머니들은 신식바람이 불면서 점점더 외로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세대간의 격차도 심하고 또 경제권 상실과 함께 며느리 앞에 군림할 수도 없는 세태 변화로 인하여자연히 가정에서 소외되고 있는분이 많다. 컴퓨터 오락과 재즈나 랩 음악을 즐기는 신세대와 어울려 노시거나 X세대며느리와 함께 쇼핑을 다니시기에는 우리의 어머니들은 너무나 고전적이신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머니를 통하여 우리의 고향을 보아야 한다. 어머니에게는 잔잔한 강물결의 사랑만이 있으신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풍상겪은 한국, 옛날 그 향수가 서려 있다. 정신의 고향인 어머니를 어떻게 방황하는 신세대의 기질과 접목시킬 것인가…. 그 어머니와 같은 사랑과인내를 어떻게 간직하여 자식들을 사랑할 것인지….

〈피아니스트.계명대 부교수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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