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알제리의 해변도시 오랑에 페스트가 발생하여 도시는 폐쇄된다. 시민들은 모두 페스트 박멸에정열을 쏟지만 불가항력이다. 對페스트 투쟁을 조직화하는 지식인 타르와 그에게 협력하는 의사뤼, 그리고 구원의 손길을 뻗쳐주지 않는 하느님께 절망하면서 기도하는 신부등이 페스트에 매달리지만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는다. ▲47년에 간행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는 나치의 프랑스 침략을 페스트 창궐로 보고 페스트의 종언을 해방으로 인식하며 글을 썼다. 카뮈는 이 소설에서 페스트의 끝남은 인간들의 노력이기 보다는 자연현상의 결과로 결말지어 보이지 않는 큰힘의 위대성을 무언으로 역설하고 있다. ▲50년전에 카뮈가 말한 오랑의 비극이 지금 북한에서 재현되고 있다. 서해안과 양강도 일대에 지난 6월초부터 콜레라가 창궐, 주민과 군인 수백명이 감염되어 하루에 죽어 나가는 사망자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이 전염병은 지난해 수해와 식량난으로상하수도 시설이 파괴되어 방역체제가 정상으로 가동되지 못한데다 주민의 저항력이 영양실조로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내리막을 달리는 마차바퀴처럼 가속적으로 번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절망의 공화국 이란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 茂山에서만 하루 10여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단다. 며칠동안 죽 한그릇 못먹고 눈뜬채숨 거두는 사람의 소원이 두부 한모 먹어보는 것이란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페스트의 종언처럼神의 보이지 않는 힘이 북한사태를 끝내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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