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교사 납치범 일문일답

"목공예 공장 차리려 범행"

10일 오후 경찰에 붙잡힌 우교사 납치범 박광(33)은 회색바지에 흰색 셔츠 차림이었다. 입을 다물고 있던 박은 우교사의 생사여부를 묻자 짤막하게 무사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박은 달아난 일당 이영화(31), 원영호(26)와 경주및 안동교도소 수감 시절 만났다. 박은 살인강도죄로 15년형을 언도받고 14년째 수감생활을 하던 중 지난 5월 석탄일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영화와 원영호 역시 강도상해와 살인죄로 각각 10년과 7년을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 이날 오후 8시쯤 우교사가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흐느끼며 말문을 열었다.

-지금 심정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괴로운 듯이)모르겠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범행 기간중 어디서 묵었나.

▲북구 대현동 이영화 집에서 식당 음식을 시켜 먹으며 지냈다. 우교사는 옷을 벗겨서 그냥 묶어두었을 뿐 때리거나 괴롭히지 않았다.

-우교사를 범행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영화가 알고 지내던 여자를 통해 우교사가 과외로 1억원 넘게 벌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현직 고교교사가 불법과외로 번 돈이어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범행 동기는.

▲돈 때문이다. 목공예 공장을 차리려면 큰 돈이 필요했다.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나.

▲14년을 복역하고 나와보니 거리에 다니는 차종을 모를 정도였다. 수감 시절 목공기술을 배워목공예사가 됐으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가 힘들었다.

-범행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나.

▲(다시 고개를 숙이며) 우교사를 해칠 생각은 없었다. 답답할 뿐이다.

교도소에서 협심증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납치범 박광은 11일 오후 경찰조사를 받던 중 화장실에다녀오다 발작을 일으켜 영남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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