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드라마 상업주의 날로 기승

"TV는 거대한 쇼핑몰" 주부 정용수씨(44)는 1주일간 자녀와 똑같이 드라마 쇼프로그램을 보았다. 자녀의 TV시청태도를조사하기 위한 것. 그런데 이후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 모두 TV에 나왔던상품들이었다. 주인공이 입던 T셔츠, 가방, 노트, 브로마이드 사진….

최근에는 '최진실 목걸이''테리우스 패션'이 인기다. '별은 내가슴에'의 연이(최진실)와 강민(안재욱)을 모방한 패션이다. 상업성드라마 '애인'의 '유동근 셔츠''황신혜 귀고리'의 연장선.최근들어 향락성 드라마의 상업주의가 도를 지나쳐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과거 암묵적으로 행해져 오던 PP(제품배치)가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PP는 드라마등에 필요한 상품을 제작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배치하는 것. 방송개발원이 공개한'TV드라마에 나타난 과소비적 경향분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KBS2 '폭풍속으로''욕망의 바다''첫사랑', MBC '별은 내가슴에''사랑한다면', SBS '모델''꿈의 궁전'등이 대부분 5개 이상 의상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다.

특히 화려한 드라마일수록 더욱 심해 '별은 내가슴에'와 '모델'은 특정회사 상표를 부착, 아예 드러내놓고 협찬사를 선전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찬내역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회당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백만원대의 의상을 일회성 소품으로 제공하는 협찬업체의 의도는 명백하다. 임대사무실을 쓰던'애인' 삽입곡 'I.O.U.'의 음반제작업체가 드라마의 성공으로 빌딩을 신축했다는 사실이 이를 잘나타내준다. 한번 '뜨면' 그 파급효과는 수억원대의 광고비와 맞먹는 것.

또 제작비를 아끼려는 방송사의 제작관행도 TV를 쇼핑몰로 전락하게 한 주범. 경북대 박기성교수는 "드라마에 나타난 상업주의가 날로 기승을 더해간다"며 "이의 최대 피해자는 시청자"라고말했다.〈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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