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자민련 TK의원들

DJP연합에 반발하는 자민련 TK의원들의 무마작업이 본격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때문에 이탈과 잔류를 놓고 고민하던 일부의원들의 동요가 일단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하지만일부 의원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당장 탈당 등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기보다 시기를 보겠다는입장이 강해 조만간 각자 제 갈 길을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DJP연합에 반발하는 자민련내 초·재선의원들을 무마하는 작업에는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이 나섰다. DJP연합에 박태준(朴泰俊)의원이 가세하면서 다소 주춤한 행보를 보여온 박고문은 최근 입장을 바꿔 'DJ전도사'역할을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박태준의원과의 회동을 시작으로안택수(安澤秀), 박종근(朴鍾根)의원 등 최근 흔들리는 의원들을 접촉해 당잔류를 본격적으로 설득하고 있으며 11일에는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김종필(金鍾泌)총재를 찾아가 선거를 잘치러보자며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박고문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의 충분한 교감속에서 진행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고문의 이같은 무마작업에도 TK의원들의 반발은 거의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의익(李義翊)의원은 지난 11일 박고문이 잔류를 적극 설득했는데도 12일 탈당을 결행했으며 박종근,안택수의원도 잔류와 탈당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거의 탈당쪽으로 마음을 굳힌 박의원은 자신의 심경을 정리하기 위해 13일 대구현지에 내려갔으며 안의원은 양당 공동선거대책위원회대변인직도 고사했다. 안의원은 "본디부터 DJP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11일 JP를 만나 대변인직을못맡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종학(金鍾學)의원역시 당지도부의 설득에 상당히 동요하고 있으나 탈당시기만을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11일 일본에서 귀국한 박철언(朴哲彦)부총재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박부총재는 "70대 세분의장수만세무대에 기쁨조역할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자민련으로부터 출당압력을받는 등 최근 사면초가 입장에 놓여있다. 박부총재는 "며칠 인내하면서 (DJP합의 내용의 수정을)촉구하겠다"고 말했으나 양측과의 의견조율이 제대로 안될 경우 탈당 등 극한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련 TK의원들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공동선대위 부의장으로 확정된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도 흔들리고 있다. 김부총재는 공동선대위에서 중용되면서 당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TK 의원들 상당수가 흔들리면서 자신만 남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김부총재는 13일 자신이 마련한 오찬자리에 TK의원 전원을 초청, 행동통일을 논의했다.전반적으로 탈당과 잔류를 놓고 고민하고 있으나 TK의원각자가 결단의 시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같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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