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한나라당이 가진 특징중 첫 번째는 신한국당의 존립근거였던 '김영삼(金泳三)그림자'를 걷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정강·정책에서도 전문의 대폭 수정으로 YS당의 색채를 탈색했다. 신한국건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선진한국 건설이 들어섰고 '문민정부'최대의 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역사 바로세우기도 삭제됐다. 김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분명한 노선으로 채택한 것이다.한나라당은 또 출범의 명분을 3김청산에서 찾았다. 이회창(李會昌)후보와 조순(趙淳)총재 두사람의 수락연설에서도 3김청산은 가장 큰 과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를'전3김시대'로 규정, 정치부패와 경제불안 지역할거주의 등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다시3김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후3김시대'가 도래한다면 "나라를 파멸로 이끌 것이며 더욱 철저하게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극언도 덧붙였다. 조총재는 심지어"부정의 썩은 냄새가 진동할 것이고 경제는 영원히 소생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상의 이유를 들어 한 때 김대통령 집권의 도구였던 옛 민자당과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집권을위한 어색한 파트너였던 이기택(李基澤)전총재의 민주당이 한 식구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이회창과 조순이라는 정치신인이 대표인물로 부각된 것이 한나라당의 현재 좌표라고 할 수 있다. 우리정당의 한계인 인물본위성이 한나라당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또 한나라당은 90년 민정-통일민주-공화 3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어색한 동거체제가 일부 재편되기는 했으나 문제점을 그대로 안은 채 또 하나의 이질적 구성인자인 민주당이 가세함으로써 더욱복잡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현재의 국가적 위기에 집권자와 집권당, 특히 실세 민주계의 책임추궁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민정,민주계의 갈등과 반목도 책임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계파 만이 아니라 중간보스 중심의 개인 파벌까지 형성되는 조짐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일단 합당의 제 1차목표인 대선승리에 성공하더라도 다시 복잡한 '집안사정'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태생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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