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체제 반세기만의 여야 정권교체

김대중정권출범의 의미와 과제

김대중정권 출범의 정치사적 역사적 의미는 대단하다. 우선 50년만에 순수야당으로의 실질적인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것이다. 김대통령 당선자는 투옥까지 경험한 민주화 투쟁인사라는 점에서특히 주목된다. 권력층은 물론 국가조직과 운영에 엄청난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전망된다.다음으로 권력의 그늘에서 저항의 대명사로 지칭된 호남지역에서 첫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이다.이는 김당선자가 늘 주장해왔던 지역감정의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적지않은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동서로 갈린 지역주의를 넘어야 할 숙제도 떠안았다. 현재 김대중정권은 외형상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와의 연립정권 성격을 띠고 있으나 권력의 중심축은 호남세력들로 채워질 공산이 높은 편이다. 정치의 주류였던 영남세력이 처음으로 비주류로 전환했다.이번 김대중정권의 출범으로 3김대결은 완전히 종식되게 됐다. 한사람은 이미 대통령으로 재임중이고 다른 두사람은 곧 대통령으로 또 내각제 개헌시 또다른 중요 역할을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3김시대의 낡고 구태의 정치구조가 청산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김대중,김종필씨와박태준,박준규,박철언,이종찬,조세형,한광옥씨등 구시대 인물들이 현정권의 핵심 축을 이룰 것이기때문에 이들의 정치행태가 주시의 대상이다.

또 식민지시대와 군사통치,이념대결로 점철된 20세기를 마감하고 정보화,세계화의 21세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정권출범의 의미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대중정권의 출범 시점이 국가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위기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가로놓여 있는 난제들도 수두룩하다. IMF관리체제를 받을 정도로 경제가 파탄상태인데다 북한의 붕괴가능성과 남북관계의 급격한 전환이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당선자는 대북정책과 관련, 온건한 유화제스처의 입장을 견지해오면서 수년내의 남북화해를 큰소리쳐온 터여서 향후 대북정책의 방향이 관심사다.

특히 IMF관리체제하에서는 대량 실업이 불가피해져 근로자를 위시한 서민대통령으로 위상을 쌓아온 김당선자로서는 더욱 해법이 쉽지가 않다. 노동단체들과 진보세력과의 관계 설정도 요구된다. 특히 농가부채 경감 등 표를 의식한 실천하기 어려운 숱한 공약들을 남발했기 때문에 더 큰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을 마냥 의식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그가 표방한 민주적 대중경제가 어떤식으로 실현될 것인지, 재벌에 대해 어떤 손을 쓸지도 궁금하다.

또 정국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의석수를 합쳐도 1백20석이 안되기 때문에 당장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된다. 따라서 내년 2월 정권출범전까지 과반수의석 확보를위한 영입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중심세력이 반DJ성격의 영남권 세력들이어서 국민회의의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 대결은 심화될 공산이 있다.또 김대중정권은 내각제 개헌을 약속한 바 있어 향후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자민련과의 권력 분점, 즉 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김대중정권은 지난 대선전에 선거를 이유로 연기된 비자금 사건과 대선때 약속한 김영삼정권의경제파탄책임자 청문회의 처리도 분쟁의 불씨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어쨌든 김대중대통령당선자는 당선직후부터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국정운영에 대한 본격협의에들어갈 것으로 보여 어떤 정책들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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