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질소득 격감 오로지 내핍

IMF시대는 국민 개개인들에게 엄청난 인내와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실업과 임금감축여파에 고세금, 고물가등 가계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는 불안요소마저 산재해 있어 봉급생활자들은유래없는 내핍생활을 해야하는 실정이다.

노동부는 올해 저성장과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돼 하루 평균 8백22명꼴로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해 당장 실업위기를 모면하는것이 서민들의 당면과제로 다가와 있다.또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각종 세금을 인상, 총 3조3천억원을 거둬들일 방침이어서 국민1인당 약8만원, 4인가족 기준으로 32만원의 세금을 지난해보다 더 내야 하는 실정이다.더구나 조세저항이 적고 거두기 쉬운 교통세, 특별소비세, 부가가치세등 간접세인상은 곧바로 물가상승으로 연결돼 임금감축 여파로 쪼들린 서민가계는 더욱 큰 부담을 받을 전망이다.정부의 세율 인상계획에 따르면 유류와 가스에 부과되고 있는 특소세 인상과 한전 면세 경유에세금을 부과해 2조4천8백억원을 확보할 방침이어서 전기료에 이어 수도료등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철도료, 항공료등 교통요금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또 의사, 변호사등 각종 전문직 종사자와 학원에 대해서도 10%%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고 냉장고등 가전제품의 특소세와 농업용 면세유 가격도 인상할 방침이어서 개인서비스요금, 공산품, 농산물 가격도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이밖에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불안도 가계 실질소득 감소 요인중의 하나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의 환율-물가 관계식에 따르면 환율이 1%% 상승하면 물가는 다음해에 0.03%% 포인트, 2차년도에 0.07%% 포인트, 3차년도에 0.1%% 포인트 상승효과가 나타나게 돼 지난해 급등한 환율 상승분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각종 세금인상등의 상승요인을 제외하고 환율상승만을 감안하더라도 4인가족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에너지 관련 금액만 월 7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또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값 상승으로 대부분의 생필품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상승할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융공황으로 초래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통화를 대량 방출하고 있어 통화량 증대로 인한 물가상승 요인까지 겹치면 올 물가가 어느선까지 상승할 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다.

벌써부터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선인 5%%를 초과, 최소 7%%이상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우리 국내 경제가 저성장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테그플레이션에빠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소비자 파산선고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씀씀이를 줄여 비상사태에 대비하려는 가계에 일대 소비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꼭 사야할 물건의 리스트를 들고 백화점보다 재래시장, 할인점을 찾는 주부들의 표정에서, 회사구내식당으로 몰리는 직장인들의 행렬에서 소비형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밖에 불필요한 전원플러그 뽑기, 국산품 애용, 자가용 운행 안하기, 폐품수집, 생활용품 바꿔쓰기, 실내온도 낮추기, 학원.과외비 줄이기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자린고비 실천좌우명들이 소비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번져나가는 것은 IMF가 몰고올 소비혁명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李庚達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