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젠 자유노동시장(1)-평생직장 "끝"

고용조정에 관한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졌다. 노사정 합의는 단순히 법제도 일부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국민생활 전반에 전면적인 변화를 불러올 신호탄.

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 등의 도입은 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자유노동시장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업 부도사태와 양도 인수 합병 등에 따른 경제계의 구조조정 바람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전망이다.

근로자들은 이제 자신의 고용, 임금, 근로조건의 변화에 항상 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직장과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의식부터 재정립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우선 큰 잘못이 없으면한 직장에서 정년이 보장되던 과거와는 완전히 딴 판이 된 셈. 이제는'평생직장'이 아니라'평생직종'의 개념으로 사회를 바라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또 한번 취직하면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을 받고 세월이 가면 승진하던 시대도 막을 내리고 있다.파견, 계약직, 파트타임 등 임시직이 보편화하고 연봉제 등 능력과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가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정리해고가 아니라도 고용안정성 자체가 떨어져 근로자들은 항상 실직의 불안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이 일정규모에 이른 기업들은 정규직을 신규채용 하기보다 시기에 따라 고용조정이 가능한 임시직 근로자를 선호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자유노동시장 속에서 근로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몸값'을 높이는 일. 전문가들은 그 기준을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임금수준이 아니라 직장을 옮길 경우 다른 곳에 가면받을 수 있는 급여로 제시한다. 몸값에 걸맞은 일을 해내지 못할 경우 임금이 떨어지거나 직장을잃는 경우도 감수해야 한다. 이제 근로자들은 자신의 업무시간 외에도 여가를 쪼개 자기계발에 힘써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 실직이 될 경우에도 스스로 몸값을 과대평가하거나 하향 재취업을 부끄러워한다면 재취업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을 것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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