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금융위기의 태풍이 전세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가운데 경제블록들이 달러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내통화 사용을 선언하거나 EU(유럽연합)의 유로화와 같은 형태의 단일통화작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3개국은 지난해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담에서 제안됐던 역내무역시 자국통화 사용에 합의한데 이어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4개국 경제블록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도 아세안이 추진중인 역내무역 자국통화사용보다 한단계 진보한 형태인 '역내단일통화'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12월 정상회담에서 아르헨티나의 메넴 대통령의 제안으로 올들어관련위원회를 구성,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이처럼 경제블록들이 '역내무역 자국통화사용'이나 '단일통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의 '역내통화결제'의 경우 회원국간 무역이 증진되고 달러에 대한 평가절하 충격도 어느 정도는 줄여주는 효과가 예상된다. 필리핀의 케사르 보티스타 재무장관은 "이 계획이 잘 실행되면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30%%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메르코수르에서 추진중인 '단일통화'의 효과는 더 엄청나다. EU가 단일통화 가입을 위해 인플레.재정적자.정부부채 등에서 일정 수준을 요구한 것처럼 메르코수르 회원국들도 단일통화 추진과정에서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하기 위해 경제의 내실을 다지게된다. 또 회원국 각국의 통화가 통합되면 내부의 환리스크 소멸은 물론 대외적 환율예측도 가능해 회원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산재해 있던 주식.채권.외환시장도 자연스레 통합, 거대 금융중심지가 형성된다.하지만 화폐통합시 중요한 관건인 각국의 경제기반이 그렇게 탄탄한 것은 아니다.메르코수르 4개국의 지난해 인플레율은 아르헨티나 -0.1%%, 브라질 4.1%%, 파라과이 5.4%%, 우루과이 15.7%%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엄청난 격차는 단일통화 추진의 앞날이 순탄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세안의 역내무역 자국통화결제 추진 역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폭락,물가 폭등을 나머지 회원국들이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金大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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