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곁을 떠난지 15년. 살아계실때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된 나신식씨(48.대구시 수성구 중동)는 자신의 슈퍼마켓앞을 지나는 모든 노인들이 부모같다.
8일, 나씨는 15년전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스스로 맹세했던 '경로잔치'를 15번째로 열었다.부인 최점남씨(41)가 밤새워 만든 부침, 음료수 3상자, 막걸리1말이 이날 열린 잔치 메뉴의전부. 기껏 10만원정도의 조촐한 잔칫상이지만 나씨에겐 나름대로의 최고급 잔칫상이다."부모님이 안계신것은 서럽지만 더많은 부모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저한테 주어졌으니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15년전 어버이날 처음으로 경로잔치를 열었을때 모인 노인들은 20여명. 매년 그 숫자가 늘어 올해는 5배가 넘는 1백여명의 '어버이'들이 나씨의 슈퍼마켓을 메웠다.
요즘 부쩍 늘어난 '빈손뿐인 손님들'을 상대하는 것도 나씨의 중요한 일과중 하나. 하루 평균 몇개의 빵.우유와 현금 수천원은 당장 배고픈 사람들에게 장기임대된다. 상습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어서 부담이 없다는 나씨. 공짜가 있어야 신나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 나씨의 철학이다.
20년동안 수성구 중동 7통5반 반장직을 맡아온 나씨는 1년에 한번씩 가는 효도관광도 주선하고 있다. 이웃들이 열심히 도와 줘 매년 여름이면 65세가 넘는 7통노인 40여명이 하루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
지금껏 전셋방을 면하지 못한 나씨지만 정(情)을 나누는 일에서만은 이 세상 어느누구 못지않다.〈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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