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경북지사 후보 지상토론회-유성환 최고의원

매일신문사가 기획한 대구시장 후보토론회에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나선 이는 국민신당 유성환(兪成煥)최고위원. 유위원은 12일 오후5시30분 본사 제2회의실에서 열린 1시간 동안의집중대담을 통해 지역사회에 진취적인 기상을 불어 넣어 청년대구를 건설하겠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대구시가 안고 있는 당면현안 5개를 우선순위별로 들고 그 해법을 제시해 보시죠.

▲문희갑(文熹甲)시정 3년이 지난 지금 2백50만 시민이 희망과 용기를 잃고 좌절에 빠져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 다음 두드러진 현안으로 위천국가산업단지 지정, 자동차공업 벨트화, 벤처기업 육성, 섬유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들고 싶습니다.

위천국가산업단지는 문시장 선거공약 1호인데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어요. 잘 아시겠지만 대구경제가 살려면 이 문제는 꼭 해결되야 할 최대과제입니다.

위천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총생산 25조원에 10만명의 고용효과가 나타납니다. 현재 총생산액이 13조원이니까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지요.

그러나 조성비용만 1조1천억원이 필요한데 현재 대구시 재정으로는 역부족이라 꼭 국가산업단지로 해야하는 것이지요. 난관에 부딪혀있는 자동차공업 벨트화도 시급한 과제입니다.쌍용,삼성 등 대기업들이 사업을 유보하거나 철수할 기세인데요, 국내 자동차기업뿐 아니라외국업체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합니다. 벤처기업의 육성도 시급한 현안입니다. 일반시민의재력을 벤처기업 투자에 이끌어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섬유산업 경쟁력 강화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지요.

문시장은 취임때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고 말하고 기계공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는데요,단견중의 단견입니다.

특단의 정부지원을 받아내 섬유산업 구조를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하겠습니다. 섬유패션 4년제 대학설립도 이뤄내야지요.

-평생을 거의 정치인으로만 살아 왔는데 스스로는 2백50만 인구의 대도시 시정을 담당할능력이 있다고 자평합니까.

▲오늘의 한국경제를 망친 이는 경제기획원 출신 경제관료이며 대구경제를 망친 이는 문시장입니다. 대구경제 회생에는 탁상공론만 일삼는 행정관료보다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있는 담대한 정치인이 적격입니다.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문제를 현안으로 제기했습니다만 묘안이 있습니까.

▲저는 이를 풀려면 전혀 다른 논리와 접근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가해결되지 못한 것은 부산.경남이 강력히 반대한데다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때문입니다. 위천단지 지정이 우리에게는 더 잘 살자는 경제문제이지만 솔직히 부산.경남에게는 식수원 확보라는 생명의 문제입니다.

전국에 국가공단이 20개나 있는데 왜 대구에만 없는가라는 식의 정치논리로는 생존을 내세우는 부산.경남에 이길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 문제는 대구시장이 부산시장을 만나고 대구환경단체들이 부산 환경단체들을 만나고 대구 상공인이 부산 상공인을 만나서 이렇게 설득해야 되는 겁니다.

"위천은 정부로부터 지정받아도 공사기간만 5년이 필요하다. 그 5년동안 수질개선을 위한만반의 조치를 끝내겠다. 국제환경단체와 부산사람들을 초청해 감독도 받겠다"라고 말입니다.

-대구시 재정이 아주 어렵습니다. IMF관리체제로 부동산의 취득세, 등록세 등 덩치 큰 항목의 세수는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구가 살 수 있는 방안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획기적인 안을 내놓겠습니다. 지하철 1,2호선 건설에 시민이 부담한 1조6백억원을 정부로부터 보상받아야 한다는 거죠.

부산지하철 1호선에 대한 시민부담은 10%였고 2, 3호선에는 35%의 부담뿐이었습니다. 이에반해 대구시민은 1호선 건설비용의 75%를 부담했습니다. 이것은 경제문제 이전에 중대한정치적 문제이며 심각한 불균형이 아닙니까. 법앞에 평등을 규정한 조항 등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당당한 근거를 갖고 정부에 보상을 청구해 시 재정에 보태겠습니다. 안되면 헌법소원까지하겠어요.

-자동차산업 벨트화사업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세계적인 대기업을 끌어 들일 묘안은 있습니까.

▲제가 시장이 되면 크라이슬러, 벤츠는 물론이고 일본 자동차회사라도 대구에 유치할 작정입니다. 외국의 대기업은 이제 더 이상 먼 존재가 아닙니다. 쌍용은 벤츠와, 기아는 포드와오래 상담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 대기업의 교섭경험을 전수받아 세계를 보며 일하겠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신당 이인제후보가 대구에서 얻은 지지율은 13.1%에 불과했는데요, 국민신당 후보라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까.

▲대구에서 국민신당 후보로 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압니다. 그러나 정치는 역사가 명령하는 길을 가는 것이며 그 길에는 좁은 문이 더 많습니다. 국민신당은 정치개혁에 앞장선 진정한 국민의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길을 가겠습니다.

-당의 재정이 말이 아닌 것으로 압니다. 선거자금 조달에는 자신이 있습니까.

▲정치입문 이래 항상 저를 괴롭혀온 존재가 바로 정치자금입니다. 이번 선거의 법정허용액6억6천만원중 당에서 기탁금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니 그 외는 제가 충당해야 하겠지요. 야당할 때 집사람이 대구 불로동에서 횟집을 해서 얼마간 모아 둔 것을 쓸 작정입니다.-앞으로 티코를 타겠다고 했는데 정치적 쇼로 보지 않을까요. 티코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경제살리기에 무슨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요.

▲티코를 탄다는 것은 시민에 대한 뜨거운 봉사의 철학을 시민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정색을 하고) 4년내내 눈속임 없이 당당하게 티코와 자전거를 타겠어요.

사실 티코타기에는 내포된 의미가 큽니다. 적폐를 혁파하는 티코행정, 거품을 빼는 티코경제, 허영을 없애는 티코 사회기풍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민주계의 핵심 기둥의 한 사람으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문민정부 5년을 제대로 한번평가해보시지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동안을 생각했다) 문민정부가 남북통일문제에 대해 노태우(盧泰愚)정부때보다 후퇴한 것 같습니다. 세간에선 저를 김전대통령의 오른팔이니 어쩌니 하는데 사실 김전대통령 집권 5년동안 독대 한번 못했습니다. 부산.경남만 챙기는 대통령에게 충언을 했지요. 아무튼 불러주지를 않더군요. (이 부분에서 유위원은 한동안 눈시울을 붉히며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크게 서운한 것은 없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같이 싸웠다는 데 만족합니다.

-과거 야당시절 같이 일했던 이들을 지금도 도와준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난처한 듯이)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말하면 도와주는 의미가 제 허영, 제 자만을 위한 것에 그칩니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선거에서도 중도포기한 인사들이 있었는데 끝까지 완주하는 걸로 알면 됩니까.▲시장선거는 제 인생의 한 부분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선거가 끝나고도 대구에서 살 것인데 시민을 속이는 중도 포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다면 대구 사나이가 아니지요.중도사퇴하면 시민의 돌팔매질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유위원은 이 대목에서 목청을 크게높였다)

-31년생으로 현재 66세인데 청년대구를 주장하는 분의 연세로는 좀 어색한데요.▲청춘은 인생의 일정한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에 도전하는 뜨거운 정열을 갖고 있으면 노인이라도 청춘이며, 젊은이라도 꿈을 상실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면 이미 노인입-건강은 어떻습니까

▲직접 보여드릴까요. (일어서서 루릎을 굽히지 않은채 손을 땅바닥에 대 보이며) 아무 문제없습니다.

◇진행 崔昌國정치1부장

◇정리 李相勳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