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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국민들이 매우 침울해지고부터 우리의 스포츠 영웅들이 한 순간이나마 위안과 기쁨을 안겨준다. 야구의 본고장에서 한국을 빛내고 있는 박찬호에 이어 이번엔 골프의 박세리가 일을해내고 만것이다. 여자프로골프 4대 메이저의 하나인 98 맥도널드 LPGA대회(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듀퐁컨트리클럽)에서 박세리는 11언더파 2백73타로 공동2위를 한 선수들을 3타차로 따돌리고 챔피언이 된 것이다. 박세리는 첫날 1·2라운드에선 선두를 유지했고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를 한후 4라운드에서 여유있는 플레이로 마감했다. 통계에 의하면 첫날 선두가 우승컵을 거머쥔 예는 20%미만이다. 그만큼 선두자리는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심리적압박감을 견디기 어렵다. 관중들은 화려한 등장을 한 골프천재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지만,이자리에 오기까지의 고통스런 역정(歷程)은 잘 모른다. 초등학교때 육상(100m 허들·투포환)을 하다 골프광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한 후 그야말로 피나는 훈련을 거듭해왔다. 아마시절 우승을 놓치거나 잘못된 스윙 또는 퍼트로 게임을 망쳤을 때 호랑이 같은 아버지의 꾸중을 들으며 밤늦게까지 연습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작년 미국 프로 테스트1위로 통 墟騎 출전한 아홉번의 성적은 공동11위에서부터 공동48위에, 예선탈락의 곤경까지 겪기도 했다. 아마추어시절 국내대회를 석권하고 국제대회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프로의 세계는 너무나 험난했다. 이번대회를 생중계한 미국 CBS방송을 비롯, 전세계 주요언론들의 스포츠면 톱기사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세리. 타이거우즈(20세8개월23일)의 최연소 메이저 우승기록을 깬 박세리는 미국식으로 20세7개월20일의 나이다. 더 갈고 다듬어 세계여자골프계의 정상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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