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박모씨(32·여·가명)는 딸 미애(4·가명)와 함께 어렵게 대구효성가톨릭대 문수백 교수(45·아동학과) 연구실을 찾았다.
언어장애를 가진 미애를 볼 때마다 어머니 박씨는 항상 걱정이 앞섰다. 미애가 지능이 낮아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을 버릴수 없었다.
문교수가 일반아동은 물론 특수아동의 지능까지 측정할수 있는 교육·심리측정도구K-ABC(Korean 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박씨의발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검사결과는 뜻밖이었다. 미애의 지능은 1백24점(1백명 가운데 16등 수준). 특히 오른쪽뇌(종합력)가 왼쪽(분석력)뇌 보다 뛰어났다. 문교수는 구체적 사실의 나열보다 도형·그림을 이용해 통합적 학습지도를 하라고 미애 어머니 박씨에게 조언했다.
문수백 교수가 10년간의 연구끝에 내놓은 '한국판 K-ABC'가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동용 1대1 지능검사는 '고대비내'와 'KEDI-WISC'2가지. 지능검사를 최초로 만든 프랑스 심리학자 비내의 원리에 따라 고려대에서 개발한 것이 '고대비내' 검사이고, 미국 웩슬러의 원리를 적용시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한국화한 것이'KEDI-WISC'이다.
언어지향적 문항으로 이뤄진 이 2가지 검사는 주로 왼쪽뇌(분석력)의 지능파악에 집중하고있으며 습득지식까지 한꺼번에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검사점수가 높게 나와도 지능이뛰어나기 때문인지 풍부한 경험에 의한 습득지식이 많기 때문인지 알수가 없다. 게다가 종합적 판단력을 관할하는 오른쪽뇌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검사대상도 언어를 정확하게사용할수 있는 6~7세 이상 정상아동으로 제한될수 밖에 없다.
반면 K-ABC는 오른쪽뇌와 왼쪽뇌 및 습득지식을 각각 분리해 측정, 기존의 지능검사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했다. 또 검사방법이 놀이식으로 구성돼 있어 언어를 모르는 2년6개월부터초등학생(12년5개월)까지 모든 아동(언어 및 각종 장애아동 포함)이 검사를 재미있게 받을수 있다.
물론 인지처리 능력(왼쪽 및 오른쪽뇌)과 습득도를 측정할수 있는 16개 하위검사는 나이(2년6개월 7개, 초교 13개)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해 사용한다. 검사비용도 기존 지능검사가 1회 17만~36만원의 고액이 드는데 반해 K-ABC는 측정도구 1세트(35만원)만 있으면 얼마든지 반복해 사용할수 있다. 교사, 상담사 등 검사자 훈련기간도 2~3일이면 충분하다(기존 지능검사 3~4개월). 이런 경제성과 편리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미 10년전부터 전체 초교에서이 검사도구를 비치, 교사가 학생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아이가 평소 생각이 기발하고 전체적 맥락은 잘 파악하면서도 사소한 것을 잘 잊어버리고덤벙거려 걱정이 많았는데 K-ABC 검사를 통해 오른쪽뇌가 왼쪽뇌 보다 발달했기 때문에나타난 특성이란 걸 알았습니다."
이광희씨(38·여·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는 K-ABC 검사로 아들 윤철호(10·경북사대부속초교)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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