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당 당명변경론 확산

지난해 11월 민주당과의 합당을 계기로 신한국당에서 간판을 바꿔단 지 7개월만에 한나라당내에서 다시 당명 바꾸기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출범은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당을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미였다. 경제위기와 환란, IMF체제 등 YS의 이미지가 짙게 배어있는 '신한국'간판으로는 득표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96년초 총선을 앞두고 3당 합당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완벽한 YS당 만들기의 일환으로 이름을 바꾼지 1년9개월 만의 일이었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은 조순(趙淳)총재측의 작품이었다.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이회창명예총재측은 동의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난 6월중순 천안서 열린 소속 의원세미나에서 이명예총재는 당의 일대 혁신을 주창하며 당명 바꾸기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나라를 망친 정당이라는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창당정신의 당풍 쇄신을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구성원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간판만 바꿔 달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현지도부를 대대적으로 일신하자는 비판의 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세는 당명 변경쪽에 있다. 선거에 진만큼 조총재의 현재 당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뜻까지 내포한 이명예총재의 공식 당명 변경 제안이후 여기에 동조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힘을얻어가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한나라당=나라를 망친 정당'이라는 지적을 심심찮게 받았기 때문이다.

당권파 내지 중도파로 분류되는 이한동(李漢東)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까지 가세, 비록 당권다툼의 입장은 달리 하지만 당명 바꾸는 것을 포함하는 대대적 당풍 쇄신론에는 동조했다. 이명예총재와 같은 비당권파인 김윤환(金潤煥)부총재는 이미 오래 전 당명 바꾸기쪽에 기울어 있는상태다. 초.재선의원들의 가세도 한몫하고 있다.

아직 한나라당의 작명자인 조순(趙淳)총재측은 미온적인 반응이지만 8.31전당대회가 끝나면 한나라당 간판이 내려지고 새로운 간판이 올라갈 것이라는 데는 별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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