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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세간의 출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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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와 정리해고등으로 인한 실업사태로 우리 사회는 더없이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다.그런데 여기다 요즈음은 하늘마저 무심한지 지리산 일대와 중부지방등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수마의 상처로 나라전체를 깊은 시름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신문이나 TV 뉴스를 보는 일조차 여상스럽지 않다.

그런데 일전에 TV를 통해 본 뉴스 하나가 나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게 했다. 나를 깊은 상념속으로 몰아넣은 뉴스의 내용은 이렇다. IMF이후 각박해진 인심탓인지 절의 대웅전의 시주함에조차 도둑이 잦다는 것. 한 절에서 도둑을 잡아 경찰에 넘겼다는 것, 그리고 절에서부쩍 는 도둑들을 예방하기 위해 TV를 설치했다는 것.

도둑을 동정할 마음은 털끝 하나도 없다. 하지만 얼마나 생활에 쫓겼기에 대웅전의 부처님이 내려다 보고 있는 대웅전에서 시주함을 터는 절도행위까지 저지를 수 있게 되었는지 한숨이 절로 난다. 문제는 더 있다. 도둑을 잡았으면 세속의 법에 의거해 처벌하기 보다 출세간의 스님들답게 다른 방법으로 교화시킬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욱이 도둑이 잦아 어쩔수 없이 CCTV를 설치, 도둑을 예방할 수 밖에 없다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었으나 절마저 세간의 각박한 민심을 쫓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지울 수 없었다. 흔히 세속과 절을 구분하여 세간과 출세간으로 부른다. 그런데 출세간인 절마저 세속의 법, 세속의 민심을 쫓아 각박해져만 가는 IMF 삶의 현실에 답답한마음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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