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들이닥친 수마가 전국토를 휩쓸고 간 지난 여름.
흙탕물에 잠긴 집과 옥토위로 수재민들의 기나긴 한숨이 쌓여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내'가 아닌 '우리'를 느끼게 하는 큰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참가 인원 2만여명. 모금액 11억 8천만원. 대형 화물트럭으로 수십번은 날라야 할 각종 생활용품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매일신문사 수재민 돕기 창구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려는감동의 드라마가 연일 이어졌다.
게임기를 사려고 1년 동안 모은 돈이라며 저금통을 들고온 유치원생을 시작으로 집에서 부쳐온 용돈 5만원을 수재의연금으로 보내온 군인, 적어도 며칠밤은 고민했을 듯한 표정으로영세민 보조금을 털어 들고온 허름한 옷차림의 70대 할아버지까지.
전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한 경제 한파로 매년 수억원의 이웃 돕기 성금을 내던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진 자리를 대신이라도 하듯 수재민 돕기 창구는 식을줄 모르는 작은 정성들로 열기를 더해갔다.
성금 접수를 담당한 직원은 "장애인 학교인 성보학교에서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전교생이 모금한 돈을 들고오는등 단체나 어린 학생들의 참여가 어느때 보다 많았다"며 "저금통을 통째로 들고온 학생들도 수십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12억원이라는 돈은 지난 50여년 동안 지역내 이웃 돕기 성금의 대부분을 모금했던 매일신문역사상 최고 액수. 참가자 수 또한 매년 연말이면 열리는 불우 이웃 돕기 성금 때에 비해3~4배. 성금은 마감(5일)이후인 8일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사에 모여진 성금은 신문 협회로 전달된뒤 상주, 의성등 경북 북부지역 수재 현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李宰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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