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요청 대치정국 장기화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이 이회창(李會昌)한나라당총재의 인지·연루 여부와 고문 등 가혹행위에 의한 사건조작 주장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어 경색정국과 국회파행은 추석연휴후에도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는 7일, "구속된 오정은, 한성기, 장석중씨 등이 이총재, 이회성씨 등과 수십차례 접촉한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야당의원들조차 총격요청사실은 인정하고 있다는데도 조작으로 주장하는근거는 무엇인가"를 묻는 등 이총재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어"이총재가 건전한 야당총재 구실을 하고 있는 지 심각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치 않을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앞서 정대변인은 6일, 이총재 아들의 병역문제를 병풍(兵風),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모금사건을 세풍(稅風), 그리고 이번 사건을 총풍(銃風) 등 3풍사건으로 규정하고 이총재의 사과를 촉구했다.국민회의는 또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을 들어 계속 국회 등원을 거부할 경우 정기국회 일정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비리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국정감사 여당단독 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7일, 안기부와 여당이 법원의 검증과 감정에 의해 입증된 고문 등 가혹행위에의해 사건을 조작한데 이어 이총재와 측근들이 연루됐다는 혐의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우니까 언론조작으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이날 "안기부는 이회성씨 등에게 혐의사실이 있으면 불러서 조사하면 될것이지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며 "감청사실과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안기부가 국가정보기관으로 정상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대변인은 이어 "야당총재를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치 않고 있는 상태에서 전혀 대화의 분위기가형성돼 있지 않다"며 "당의 분위기는 매우 격앙돼 있다"고 조기등원이 불가능함을 강조했다.〈李東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