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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폭풍 '레오니드' 내달 금세기 마지막 우주쇼...

다음달 17일 금세기 마지막 우주쇼가 벌어진다. 아시아지역 밤하늘을 수놓을 이 우주쇼는 '템펠-터틀' 혜성이 지나간 궤적에 남아있는 유성들이 지구궤도와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유성폭풍이다.사자자리에서 유성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여 '레오니드'로 불리는 이번 우주쇼는 우리 나라에서도관측가능해 시간당 1만개 정도의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분동안 5천개의 유성이쏟아진 지난 66년 북미 밤하늘의 우주쇼 못지 않은 장관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레오니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로 꼽히고 있다.원시지구에서 유기물이 생성되는데 유성에 실려온 물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이론을 검증해볼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평양의 오키나와섬에서 두대의 비행기가 이륙한다. 예정대로라면 두대의 비행기는지상 7~10㎞에서 유성폭풍을 만나게 된다. 비행기에는 혜성이 무엇으로 만들어지고 대기권과 어떻게 만나는지 자세히 관찰할 40명정도의 과학자들과 장비가 실린다.

레오니드로 인해 약 5백개의 통신 및 인공위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비행기가유성에 의해 손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성폭풍은 1백㎞ 높이에서 발생해 비행기가 있는 낮은고도에 이를때는 아주 작은 크기로 산산조각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과학자들의 관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일렉트라(Electra)라 불리는 하나는 미 국립과학재단의 대기관찰용이다. 가장 중요한 장치는 펄스레이저광을 내는 레이더의 일종인 라이더(lider).

유성은 대기권에 들어오면서 암석물질이 산화되고 철분이 풍부한 파편만을 남긴다. 라이더의 광선이 이 파편에 닿으면 두대의 망원경으로 빛의 분산을 관찰해 거리와 밀도, 온도를 계산해낼수있다. 이밖에 하늘 전체를 촬영해 가장 밝은 유성을 찾아내고 크기를 알려줄 야광카메라가 탑재된다. 또 일본 NHK가 90분 내지 4시간동안 계속될 우주쇼를 생중계하는 고화질TV카메라도 실린다.

일렉트라가 레오니드의 범위와 영상을 잡는 반면 또다른 비행기 피스타(FISTA)는 유성폭풍의 화학적 구조를 연구하게 된다. 미 공군 소속의 피스타는 꼭대기와 바닥, 옆에 50개가 넘는 창이 달려있어 같은 시간 같은 조건에서 서로다른 종류의 관측이 가능하다. 적외선과 자외선 파동을 분광촬영할 수 있어 유성이 대기권을 지날때 어떤 분자를 생성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피스타의 관측이 제대로 이뤄져 유성에 담긴 유기물질의 함량이 밝혀진다면 지구생명의 기원에관한 연구는 상당히 실증적인 뒷받침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탐사의 책임자 피터 제니스켄스는 "유성에 실려 대기권에 이르는 파편과 물질, 분자 등은생명의 기원에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원시지구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이 생기기 위해서는 촉매가 필요하고 그것은 유성의 성분이거나 대기권을 지나면서생성된 철화합물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가 템플-터틀 혜성의 궤도를 지나는 것은 32년주기로 반복되므로 향후 관측은 2030년에나 가능하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번 조사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조사결과는 내년봄쯤 발표될예정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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